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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2.24 19:19 수정 : 2013.02.24 19:19

그는 2010년 초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의 아얄론 비밀교도소에 수감됐다가 그해 12월 감방 욕실에서 목을 맨 사체로 발견됐다. 이 사실은 뉴스사이트 와이넷에 짧게 보도됐지만, 정부 검열로 즉각 삭제됐다. 그는 2013년에야 벤 지기어라는 이스라엘·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중국적자로 밝혀졌다. 그때까진 ‘수감자 X’로만 기표됐다.

불행은 그가 호주 국적의 유대인이라는 데서 시작했다. 모사드는 아랍 등 적대국에서 이스라엘 국적자를 철저히 통제하는 까닭에 이들 나라와 원만한 나라 국적자를 요원으로 물색했다. 중립적인 호주는 최적이었다. 벤은 게다가 조국에 맹목적일 정도로 충성스러운 시온주의자였으니, 모사드의 눈에 딱 들었다. 지난 1월 두바이에서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2인자 암살이 발생했다. 연루된 인물 가운데 3명은 호주 여권을 갖고 있었다. 사건 직후 호주 정보기관은 그를 체포했다. 그는 10여년 동안 네번씩이나 개명하는 방법으로 여권을 바꾼 터였고, 두바이 사건 연루 혐의도 받고 있었다. 풀려나고 얼마지 않아 그는 납치돼, 아얄론 교도소로 끌려갔다. 모사드는 그를 이중간첩으로 의심했다고 한다.

정보는 요원들에게 생명이지만,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정보다. 1977년 5월, 박정희가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던 중 재미 핵물리학자 이휘소 박사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었다. 이 박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는 무관했지만 당시 핵물리학계 최고 권위자로서, 핵무기 제조는 물론 장거리 유도탄의 원리를 꿰고 있었다. 미국 정부 최고의 기밀들이었다. 우리 과학기술 개발 총책임자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김종훈씨가 시아이에이와의 관계가 논란이다. 그는 시아이에이가 기밀로 보호할 만한 정보·통신·보안 기술을 꿰고 있다. 정보기관 개편에도 깊이 참여했다.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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