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레카] 우리은하 / 정영무 |
무인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 항성 간 공간에 진입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2일 공식 발표했다. 태양계는 태양풍의 영향이 끝나는 곳을 경계로 보기도 하며 태양 중력이 끝나는 곳을 경계로 보기도 하는데 태양풍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36년 동안 우주항해를 계속해온 보이저 1호는 현재 태양에서 190억㎞ 떨어진 곳까지 나아갔다. 서울~부산 거리의 5000만배로, 빛의 속도로도 17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물체로는 처음으로 성간 공간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우리은하의 중심에서 볼 때 가장자리를 맴도는 수준이다.
태양이라는 별 하나가 8개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태양계는 10만광년 크기의 우리은하 중심에서 2만7000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은하는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팔을 가지고 있으며, 태양은 우리은하의 가장자리에 치우쳐 있는 평범한 별이다. 달빛이 숨은 날에 희뿌옇게 구름이나 연기처럼 보이는 은하수가 우리은하다.
은하들이 무리를 지어 국부은하군을 이루고, 은하군들은 더 큰 규모의 은하단을 형성한다. 다시 이런 은하단이 모여 초은하단이 된다. 우리은하는 지름 1000만광년 이내에 40개 이상의 은하가 포함된 국부은하군을 형성하고 있다. 국부은하군 안에서 주인 노릇을 하는 것은 약 1조개의 별을 자랑하는 안드로메다은하다. 250만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은하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천체 중 하나다.
국부은하군을 넘어서면 다시 은하군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 수천만 광년의 크기를 갖는 은하단이 된다. 우리 국부은하군에서 5000만광년 거리에 있는 처녀자리은하단이 우리 국부은하군을 포함해 수천개 은하를 거느리고 있다. 우리은하에는 1000억개가 넘는 별이 있으며 전체 우주에는 이러한 은하가 1000억개 정도 있다고 한다. 보이저 1호는 칼 세이건의 말대로 인류가 우주라는 대양에 띄운 병이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