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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2.25 18:38 수정 : 2014.02.25 18:38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극적으로 전개된 ‘제2의 오렌지혁명’의 중심지는 수도인 키예프다.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22일 저녁(현지시각) 의회에서 부패와 반인권 행위로 탄핵당하자, 10만여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운집해 환호한 곳도 키예프 중심부에 있는 독립광장(마이단 네잘레즈노스티)이다. 또한 키예프는 우크라이나어를 주로 사용하며 친유럽 성향의 주민들이 밀집해 있는 서부 우크라이나 지역의 중심 도시이기도 하다.

키예프가 ‘친서방-반러시아’의 중심지라면, 우크라이나 동남부 흑해 연안의 크림 반도에 있는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은 ‘친러시아-반서방’의 진지라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는 서부 지역과는 정반대로 러시아어를 주로 쓰는 주민이 많이 사는데, 세바스토폴은 도네츠크와 함께 이곳 정서를 대표하는 도시다. 이런 지역 분할 현상은 야누코비치가 율리야 티모셴코를 누르고 당선한 2010년 대통령 선거 때의 득표 분포에서도 그대로 확인된 바 있다.

특히, 크림전쟁과 2차대전 당시의 격전지였던 세바스토폴은 지중해로 나가는 러시아의 흑해함대 기지가 있는 군항으로 유명하다. 지정학적으로 러시아가 양보하기 어려운 군사 전략지인 셈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곳을 2042년까지 해군기지로 사용한다는 협정을 맺고 있는 상태다.

제2의 오렌지혁명의 영향으로 친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쫓겨나면서 우크라이나 정치의 중심축이 다시 제1차 오렌지혁명 때처럼 친서방 쪽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가 이런 흐름을 그냥 좌시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세바스토폴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의 핵심 이익을 해치는 수준으로 진행될 경우, 러시아가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로 꼽힌다. 친러시아 성향 주민을 통한 분리독립운동이나 군사 침공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키예프와 함께 세바스토폴의 움직임에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이다.

오태규 논설위원, 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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