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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28 18:40 수정 : 2014.04.28 18:40

토마 피케티가 쓴 <21세기의 자본>이란 책이 미국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전체 1위의 판매량을 기록중인 게 이를 말해준다. 따분해 보이는 불평등 문제를 다루고, 본문과 각주를 합쳐 650쪽이나 되는 경제학 서적으로서는 이례적이다. 게다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솔로, 조지프 스티글리츠, 폴 크루그먼 같은 쟁쟁한 사람들이 호의적인 서평을 했거나, 피케티 초청 모임에서 지지성 토론을 했다. 백악관과 재무부 당국자들도 피케티를 만나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가 40대 초반의 프랑스 경제학자라는 점을 생각할 때 대단한 환대가 아닐까 싶다. 그래선지 그를 ‘록스타 경제학자’라고 일컫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요인이 있어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특히 미국에서 불평등이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구체적 수치로 문제의 심각성을 일러주기 때문이다. 피케티는 단순한 설문조사가 아니라 국세 자료 따위를 수집해, 불평등 실태를 길게는 300년 가까이 추적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주된 대상인데, 피케티는 이들 나라의 불평등이 1910~50년대 줄어들다가 그 전처럼 다시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두 차례 세계대전 등으로 완화하던 추세가 뒤집혔다는 것이다. 1% 또는 0.1% 등 소수한테 부가 집중된 데 따른 결과이다.

크루그먼은 피케티의 연구 성과를 두고 “피케티 혁명”이라고 극찬한다. 그러면서 “피케티가 경제 담론을 바꿔놓았다;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방식대로, 부와 불평등에 대해 (조심스레) 얘기하는 일은 더는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피케티에 대한 비판이 없을 리 없다. 보수 진영은 그가 불평등 해소를 위해 누진적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는 점 등을 겨냥해 공세를 펴고 있다. 진보 진영 한쪽에서는 이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그가 자본과 부의 개념을 혼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래저래 피케티를 둘러싼 논의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 같다.

이경 논설위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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