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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5.25 18:47 수정 : 2014.05.26 10:28

신뢰는 크게 전략적 신뢰와 도덕적 신뢰로 나뉜다. 전략적 신뢰는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지 따져본 뒤 믿을 만큼만 믿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상대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작용하므로, 전략적 신뢰는 지식 기반적 신뢰이자 조건부 신뢰가 된다. 반면 도덕적 신뢰는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하지 않는다. 상대와 내가 근본적인 도덕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 그냥 믿는 것이다. 통상 아는 사람을 믿는 것은 전략적 신뢰이고 낯선 사람을 믿는 것은 도덕적 신뢰다.(<신뢰의 힘-신뢰의 도덕적 토대>)

전략적 신뢰는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기 쉽다. 새 정보를 접하면서 상대의 신뢰성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도덕적 신뢰는 쌓기가 어렵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도덕적 신뢰는 이 세계가 선한 사람들이 사는 좋은 곳이고, 형편이 더 나아질 것이며, 스스로가 자기 운명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삼는다. 곧 긍정적 인간관을 가진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믿을 만한 존재로 대한다. 도적적 신뢰는 사회가 안정되고 구성원들의 삶의 질이 풍족해지는 데 꼭 필요하다. 현실 세계에서 대다수 사람을 믿는 ‘일반적 신뢰’도 도덕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도덕적 신뢰는 안정적인 가치이지만 집단적인 경험에 영향을 받는다. 민주화 세대, 아이엠에프 세대, 6·25 세대 따위가 이런 집단적 경험을 반영하는 용어다. 세월호 참사의 깊은 파장으로 볼 때 앞으로 ‘세월호 세대’라는 말이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상황을 포함해 ‘세월호 이후’가 어떤 모습이 되는지에 따라 도덕적 신뢰의 내용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여러 나라의 경험을 보면 소득을 비롯한 자원 분배의 공평성도 도덕적 신뢰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이것 또한 집단적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앞으로 수십년 동안 도덕적 신뢰의 수준을 가름할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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