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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스트라디바리우스 / 손준현 |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0)이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2015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세계 3대 콩쿠르는 이 콩쿠르와 함께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다. 임지영은 이번 수상으로 이탈리아의 악기 명인 스트라디바리(1644 추정~1737)의 ‘허긴스’ 바이올린을 4년간 빌려 쓰게 된다. 지금까지 임지영은 주세페 과다니니의 1794년산으로 연주해왔다. 과다니니 가문이 만든 바이올린은 스트라디바리·과르네리의 악기와 함께 세계 3대 명품으로 꼽힌다.
스트라디바리는 현재의 표준형 바이올린의 창시자다. 그의 가문에서 만든 명기를 ‘스트라디바리우스’라고 한다. 그는 스승 아마티한테 배워, 1700년 이후 독자적인 형태를 고안했다. 에프(f) 모양의 울림구멍 기울기를 크게 하고, 두 번 칠을 해 광택을 냈다. 1100여개의 악기를 제작했는데 현존하는 것은 바이올린 600개, 비올라 12개, 첼로 50개다. 바이올린은 수억원대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내는 깊고 풍부한 소리의 비밀은 뭘까? 최근 미국의 나이테 전문가 헨리 그리시노마이어 박사 등이 ‘18세기 유럽에 닥친 한파 때문에 나무 밀도가 높고 나이테도 촘촘해, 당시 나무로 만든 악기 울림이 더 좋다’고 주장해 힘을 얻고 있다.
‘2012 하노버 요아힘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우승한 김다미는 4년째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쓰고 있다. “명성이 헛되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같은 스트라디바리우스라도 2011년 빌린 것이 여성스러운 느낌이라면, 2013년 빌린 것은 중성스러운 느낌으로 소리를 크게 낼 때 강점이 있는 것 같아요.” 바로크나 로코코 시대 이탈리아에서 만든 현악기를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 오는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제2회 현악기 작품 전시회다.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장인들이 포함된 한국 마에스트로 바이올린 제작가협회가 주최했다. 현악기 구조도 설명해준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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