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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10 18:47 수정 : 2015.06.10 18:47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에만 해도 우리는 경제를 운용하는 방법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 곧 ‘워싱턴 컨센서스’는 몇 가지 ‘주문’으로 나타났다. △통화·재정정책과 관련해 단순한 규칙만 적용하면 (경제)안정이 보장될 것이다. △규제 완화와 사유화가 성장과 번영을 촉발할 것이다. △금융시장이 자원을 가장 생산적인 부문으로 배분하고 스스로를 효율적으로 규율할 것이다. … 이런 생각은 (금융)위기와 함께 모두 무너져 내렸다. 이제 워싱턴 컨센서스는 우리 뒤편으로 밀려났다.”

2011년 4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강연에서 한 말이다. 워싱턴 컨센서스를 정책기조로 삼아온 국제통화기금 대표가 이 기조의 파산을 선언했다. 기금의 변신을 예고한 것이다.

실제로 스트로스칸 총재의 강연을 전후해 기금은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총재와 같은 프랑스인인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여기에 앞장섰다. 기금은 그해 거시경제학의 재검토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를 열어 방향 전환을 꾀했다.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 개입 필요성을 내세우는 케인스주의적 관점을 다졌다.

기금은 불평등 문제에서 새로운 접근을 했다. 불평등은 성장에 해로울 수 있으며, 불평등을 치유하기 위한 재분배가 성장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처방을 제시했다. 불평등이 확대된 데는 노조 조직률 하락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또한 기금은 국가간 자본이동을 통제하는 데 반대하던 입장을 거둬들였다. 얼마 전에는 국가부채를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라에 따라서는 부채를 갚는 대신 경제성장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여가는 게 낫다는 내용이다. 모두 기금에 대한 통념을 깨는 얘기들이다.

그럼에도 변신은 아직 미흡해 보인다. 기금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서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과 함께 그리스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비판을 받고 있다.

이경 논설위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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