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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9.07 18:42 수정 : 2015.09.07 18:42

‘근대 5명창’의 한 사람인 판소리의 거목 이동백(1866~1950)은 지극히 아름다운 성음의 소유자였다. 그의 소리를 들으면, 넓은 바다에서 표류하는 배 한 척을 보는 듯했다고 전한다.

이동백의 득음 과정은 유명하다. 스무 살 전에 스승에게 소리를 배운 뒤, 산에 토굴 움막을 짓고 독공(獨功)을 했다. 독공은 폭포 소리를 이겨내거나, 외부 소리와 섞이지 않는 토굴 속에서 반사음으로 창법을 교정하는 판소리 특유의 피나는 발성 수련이다. 그는 혼자 밥을 지어 먹고 산에 제사를 지냈는데, 움막에는 소리 책과 대추나무 한 토막뿐이었다고 한다. 귀신을 쫓는다는 대추나무는 잘 때는 베개로, 소리할 때는 북채로 썼다. 몇 년을 그렇게 정진한 끝에, 판소리계 제일의 수리성을 얻었다.(이성재 지음 <재미있는 우리 국악이야기>) 수리성은 ‘쉰 목소리 같으면서도 매우 맑고 청아한 소리’를 일컫는다. 이동백과 함께 송만갑, 정정렬 같은 명창도 컬컬하지만 구성진 수리성의 소유자였다.

이동백은 국창(國唱)으로 불렸다. 고종한테 불려가 소리를 했고, 통정대부라는 벼슬까지 얻었다. 창극이라는 새 장르를 정립하는 한편, 판소리의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이동백은 <심청가>와 <적벽가>를 잘 불렀는데, 특히 <적벽가> 중 ‘새타령’은 한성준이 고수로 나선 음반으로 유명하다.

이동백의 고향인 충남 서천은 중고제 판소리를 꽃피운 곳이다. 서천 사람 이동백과 김창룡이 김창환, 송만갑, 정정렬과 함께 근대 5명창으로 불린다. 서천에서 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국창 이동백 전’이 열린다. 장소는 옛 미곡창고인 장항문화예술창작공간이다. 이동백이 즐겨 부르던 <적벽가>도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은 15~1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적벽가>를 올린다. 이에 앞서 11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는 젊은 소리꾼 안이호가 <적벽가>를 올린다. 이 가을, 국창 이동백과 그가 사랑했던 적벽가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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