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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1.12 18:47 수정 : 2016.01.12 18:47

199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독일 가곡 ‘리트’(Lied)는 독일 성악가들의 전유물이었다. 리트의 교과서로 꼽히는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프리츠 분더리히, 페터 슈라이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영국의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가 혜성같이 등장한 데 이어 같은 영국의 테너 마크 패드모어도 슈베르트 연가곡 전문가로 나타났다. 패드모어는 최고의 ‘복음사가’(에반겔리스트)로 꼽힌다. 복음사가는 바흐의 <마태수난곡>, <요한수난곡> 등에서 예수의 수난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다. 물론 복음사가를 하려면 독일어 발음이 매우 정확해야 한다.

독일 가곡의 대가들이 겨울마다 공연하는 작품이 바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다. 리트 전문가이자 복음사가인 마크 패드모어도 2014년 말 내한공연에서 <겨울나그네>를 들려줬다. 감성파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가 패드모어와 호흡을 맞춘 공연이었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 음악의 깊은 서정성과 우수를 담고 있다. 모두 24곡으로 짜인 이 연가곡에서 연인에게 버림받은 청년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 까마귀, 도깨비불, 백발, 거리의 악사 등을 만난다. 이 가운데 제5곡 ‘보리수’와 제6곡 ‘넘쳐흐르는 눈물’은 우리 귀에도 친숙하다. 평생 고독과 가난 속에 살았던 슈베르트는 이 작품을 내놓은 바로 이듬해인 1828년 세상을 떴다.

20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겨울나그네>가 연주된다. 테너 김세일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무대다. 김세일은 “정확한 발음, 탁월한 음악성, 한마디로 고귀한 소리”라는 찬사를 받는 복음사가이다.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 중인 선우예권은 평소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는 슈베르트”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슈베르트 숭배자’다. 이어 28일에는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바리톤 우벽송이 <겨울나그네> 전곡을 부른다. 36년 동안 외국을 떠돌았다니 그 자신이 ‘겨울나그네’인 셈이다. 피아노는 이수영이 맡는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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