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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3.09 19:57 수정 : 2016.03.09 20:06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말실수를 많이 한 이로는 조지 부시(아들)를 빼놓을 수 없다. ‘부시의 우스꽝스러운 말실수’를 뜻하는 부시즘(Bushism)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나는 인간과 물고기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는 말은 애교에 불과하다.

때론 부정문을 잘못 사용해 전혀 엉뚱한 연설을 했다. 대표적인 게 대테러전쟁 연설이다. 부시는 “우리의 적은 창의적이고 지략이 풍부하다. 우리도 그렇다. 그들은 미국과 미국민을 공격할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 역시 (미국과 미국민을 공격하기 위해)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Our enemies are innovative and resourceful, and so are we. They never stop thinking about new ways to harm our country and our people, and neither do we.)

실언으로 국제 외환시장이 출렁인 적도 있다. 2002년 미-일 정상회담 직후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디밸류에이션(devaluation·평가절하)과 규제개혁을 말했다”고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디밸류에이션’이란 말에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 백악관은 즉시 “부시 대통령이 ‘디플레이션(deflation)을 ‘디밸류에이션’으로 잘못 말했다”고 해명했다.

요즘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과 표기 실수가 논란이다. 거짓말(lying)을 ‘lyen’으로, 영광(honor)을 ‘honer’로, 경량급(lightweight)을 ‘leightweight’로 잘못 썼다. 1월엔 트위터에 “파리 경찰서 총격사건 이후 테러 위협이 최고조에 올랐다. 독일은 범죄로 완전히 망가졌다. 잘 좀 대처하라!”란 글을 올렸다. 유럽에선 ‘파리가 독일에 있는 줄 아는 모양’이란 비아냥이 쏟아졌다. 이쯤 되면 나라 망신이지만, 트럼프 자신은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되려면 이 정도의 독선과 자기 확신을 해야 하는 걸까.

박찬수 논설위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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