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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05 17:20 수정 : 2016.09.05 18:59

1997~98년에 버금가는 엘니뇨가 올해 봄까지 이어지다 여름에 사라졌다. 가을에는 라니냐가 바통을 넘겨받을 모양새다. 지난달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이미 평년보다 0.5도 낮다. 엘니뇨는 1950년대부터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폭우 등 기상변동을 일으키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스페인말로 남자아이 또는 아기예수를 뜻한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내려가고 서태평양 온도는 올라가는 반대 현상이 관측돼 라니냐라 불렸다. 여자아이란 뜻이다. 1998년에도 올해처럼 봄까지 이어지던 엘니뇨가 물러가고 여름에 라니냐가 시작됐다.

올해 당시와 유사한 패턴이 하나 더 보인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제트추진연구소는 1997년 10월 위성으로 관측한 결과 동태평양 수온은 낮은 상태에서 서태평양에는 고수온대가 발달해 마치 동태평양 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말굽 편자 모양을 이루는 것을 발견했다. 고수온대는 제트기류와 동아시아 상층 기압골의 발달에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에 고온 현상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우리나라 주변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3.0도 높다. 이 현상을 처음 발견한 해양학자 윌리엄 패처트는 스페인어로 어머니를 뜻하는 ‘라마마’라 이름지었다.

올해 8월19일 발생해 31일 소멸한 제10호 태풍 라이언록 경로.

라마마 현상은 제트기류에 영향을 끼쳐 폭풍의 진로를 바꾸거나 가뭄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은 일본 도쿄 남남동쪽 330㎞에서 발생해 나흘 동안 서진하다 하루 동진한 다음 다시 사흘간 남서진하고 나서 닷새간 동진한 뒤 북진해 소멸했다. ‘지랄탄’처럼 지그재그로 움직인 모양이 1997년 제10호 태풍 스콧과 닮았다. 라마마는 아직 널리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지만 올 8월 역대급 폭염과 가뭄을 설명해줄지 분석해볼 일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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