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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13 16:56 수정 : 2016.09.13 18:59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가 코앞이다. 서양인들이 수확과 신의 은총에 감사하며 추수감사절을 지낸다면, 우리나라는 수확의 기쁨을 조상의 음덕으로 돌리며 추석을 지냈다. 우리 조상은 추석을 전후해 노래와 춤을 즐겼는데, 음악과 노래와 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악가무일체’(樂歌舞一體)였다. 이번 추석에도 전통적인 굿, 남도와 경기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 전국 곳곳에서 마련된다. 그중에는 보기에도 아슬아슬한 줄타기 공연도 있다. 줄타기를 남사당 말로 ‘어름’이라 한다. 얼음 위를 걷듯이 조심스럽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름을 타는 이를 ‘어름사니’라고 한다.

어름사니 조송자는 1927년 경기도 용인에서 아버지 조길환과 어머니 김효재 사이에서 태어났다. 조길환은 남도창과 장구 연주에 뛰어난 경기 무악 장단의 명인이었고, 김효재는 모친도 무업에 종사했던 경기도 세습무계 출신이었다. 조송자는 일곱 살 때부터 부친의 친구인 손만대에게 줄타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조송자의 줄타기 스승인 손만대는 일제강점기 여러 공연의 흥행사로 활동했고 남사당 원육덕이패에도 참여했다. 어린 조송자는 손만대에게 줄타기뿐만 아니라 승무, 검무, 남도창, 서도창 등도 학습했고 오랜 시간에 걸쳐 기량을 축적했다. 조송자는 줄타기 입문 계기를 이렇게 회상했다. 네 살 때 시주승이 조송자에게 “그 녀석 참 똘똘하게 잘생겼는데 명이 짧겠구나. 고생이 명을 대신하게 제 발로 걷거든 집을 나가도록 놔두라”고 말했다고 한다.(이호승 글 ‘남사당패 어름사니 조송자의 연희 세계’)

어름사니를 볼 기회가 생겼다. 국립국악원은 15, 16일 저녁 8시 서울 서초동 국악원 내 연희마당에서 ‘한가위 별별잔치’를 연다. 이 자리에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줄광대 대역을 맡았던 권원태 명인이 줄타기 공연을 펼친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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