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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21 17:37 수정 : 2016.11.21 19:03

올겨울이 시절마냥 하 수상하다. 북반구 중위도에 있는 한반도의 겨울 추위를 가늠하는 기상 요소는 여럿이다. 북극진동, 극소용돌이, 라니냐, 엘니뇨, 남방진동, 북극 해빙 등등. 각각의 요소가 합주하기도 하고 길항하기도 한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있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일정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남방진동은 중태평양 수온이 높아지고 낮아짐에 따라 해수면 높이가 출렁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북극진동이 음의 값이면 북극의 찬 공기덩어리를 감싸고 회전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와 한파가 닥친다. 10월 이후 북극진동은 강한 음의 값 행진을 하며 엄동설한을 예고하고 있다.

남방진동도 봄철 양의 값에서 음으로 돌아섰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는 라니냐가 다가온 것이다. 라니냐가 발생한 겨울철 한반도는 춥고 건조한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북극진동과 남방진동이 모두 음의 값일 때는 동아시아에 끼치는 영향력이 약해졌다. 둘만으로 올겨울 한파를 점치기엔 미진하다.

복병은 북극 해빙이다. 올해 북극 얼음은 북반구에 혹한을 불러온 2012년 때보다 적지 않았다. 그러나 10월 이후 상황이 돌변했다. 겨울이 코앞인데 바다가 얼지 않아 해빙 면적이 2012년보다 적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역대급 엘니뇨, 역대급 폭염에 이어 역대급 한파가 닥칠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대통령한테 청와대를 떠나라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2004년 천막당사로 옮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보고 “강바람 몰아치는 한데로 쫓아냈다”며 눈물 흘리던 할머니도, 2010년 출당 요구에 “엄동설한에 내쫓으려 한다”고 한탄하던 할아버지도 이번엔 나올 것 같지 않다. 한겨울이 오기 전에 스스로 마무리 짓기를, 무망해도, 학수고대해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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