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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06 17:56 수정 : 2017.03.06 23:27

박근혜 대통령은 오른손잡이일까, 왼손잡이일까?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눈썰미 좋은 한 누리꾼(네티즌)이 새누리당 후보 유세 사진을 보며 의문을 제기했다. 테니스도 오른손으로 치고 젓가락질이나 메모는 오른손으로 하는데 지갑만은 왼손잡이처럼 사용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가 전북 익산 전통시장에서 미나리를 사고 값을 치를 때 왼손잡이처럼 지갑을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으로 5천원짜리를 꺼낸 것을 놓고, 누리꾼은 “‘궁궐 속 공주’라 현금을 치러본 적이 없어 어색하게 연출한 것”이라고 이죽거렸다. 사실을 물을 기회는 없을 듯하다. 헌법과 법률을 어겼는지를 묻는 헌재와 특검의 대면조사조차 거부한 마당에 하찮은 손잡이 질문에 답할 리 만무할 것 같아서다.

손잡이는 생명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풀리지 않는 난제다. 오른쪽과 왼쪽 뇌 반구의 비대칭이 손잡이와 관련이 있다는 상관성은 증명됐지만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국내 연구진이 5살짜리 어린이들의 손잡이와 언어능력(왼쪽 뇌)·공간능력(오른쪽 뇌)을 조사해보니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특정 유전자 가설이 있지만 증명되지 않았다. 오른손잡이 형질전환 고양이나 왼손잡이 생쥐를 만들어 실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손잡이 구분은 도구를 사용하는 인류 고유 습성에 기인한다. 인도인들이 오른쪽 맨손으로 식사하는 건 왼손으로 볼일 뒤처리를 하는 문화 때문이다.

최근 독일 연구팀은 손잡이가 뇌가 아니라 척수에서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흥미를 일으켰다. 태아들이 임신 8주차면 손잡이가 결정돼 13주부터는 한쪽 엄지를 빨기 시작한다는 사실은 밝혀져 있다. 연구팀은 두뇌의 운동피질과 척수가 연결되기 이전에 이미 손잡이가 결정돼 있다는 사실과 부모가 물려준 유전자대로가 아니라 후성적 환경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억제돼 척수의 비대칭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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