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10 17:25
수정 : 2017.04.1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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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이 지난 8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대회 디비전 2 그룹 A 대회에서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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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이 지난 8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대회 디비전 2 그룹 A 대회에서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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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어벤저스, 아이스 비트, 피닉스. 지난주 강릉 세계대회에 출전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의 소속팀이다. 캐나다나 미국의 유명 클럽 이름 같다. 하지만 이들 팀 명칭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상설팀 조건을 맞추기 위해 급조한 것이다. 대표팀을 3개 풀로 나누고, 이름을 붙여서 훈련했다. 자국 리그가 없으면 세계대회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하기에 임시변통한 셈이다.
국내 여자아이스하키는 지난주 강릉에서 열린 세계대회 디비전 2 그룹 A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사상 처음으로 디비전 1로 승격했다. 1999년 첫 대표팀 구성 이래 대표팀 이외의 팀이 없는 불모의 현실에서 이룬 기적이다. 선수들 구성도 복잡하다. 편의점 직원, 혼혈 귀화인, 재외동포, 입양아, 갓 중학을 마친 고교생, 피아니스트나 전직 쇼트트랙 선수 등 사연도 제각각이다. 이들이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7전8기로 이겼고, 강릉에서는 북한을 꺾어 4패 뒤 2연승을 거뒀다.
한국 여자팀은 세계 23위지만 개최국 자격으로 내년 평창올림픽 본선(8개 팀)에 나간다. 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뛴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경기력은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수년 전부터 유망주를 발굴해 연수를 보냈고, 미국의 한국계 선수들을 샅샅이 뒤졌다. 외국인 코치도 데려왔다. 해외 전지훈련은 과거엔 상상할 수 없었다. 모든 게 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말 평창올림픽 분산개최는 없다고 했다. 그 한마디가 평창을 암흑으로 빠뜨렸다. 시설의 사후 활용은 난제가 됐고, 흥행도 자신할 수 없다. 대책도 없이 후폭풍을 남긴 이들은 책임지지도 않는다. 오로지 선수나 협회가 눈앞에 닥친 올림픽을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하고 있다. 지도자의 정치 실패를 민초가 뒷감당하는 반복된 역사를 아이스하키팀 투혼의 이면에서 본다.
김창금 스포츠팀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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