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17 16:46
수정 : 2017.05.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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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나사) 과학자 메리 베스 윌헬름이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칠레 아타카마사막에서 미생물이 함유된 흙을 채취하고 있다. 윌헬름은 고미생물의 생존 방식을 조사해 화성 탐사에 대한 기초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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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나사) 과학자 메리 베스 윌헬름이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칠레 아타카마사막에서 미생물이 함유된 흙을 채취하고 있다. 윌헬름은 고미생물의 생존 방식을 조사해 화성 탐사에 대한 기초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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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미국인 최장 우주체류 기록을 깬 페기 윗슨(57)에게 화상통화로 축하 인사를 건네며 “나의 첫 임기, 늦어도 2기 임기 중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적어도 2024년까지는 보내겠다는 것이어서, 화성 유인착륙 시점을 2030년대로 잡고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한테는 황당한 ‘주문’이 됐다. 심우주 탐사 대형로켓(SLS) 첫 발사를 대통령 발언에 맞춰 유인으로 검토하던 나사는 지난 주말 애초 계획대로 무인으로 발사한다고 밝혔다.
우주개발 연구는 과학기술의 ‘순수 궤도’를 이탈하기 쉽다. 소련이 1957년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하늘에 올리자, 미국은 두 달 뒤 민간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30㎝쯤 올라가다 폭발해 ‘카푸트니크’(고장난 스푸트니크)라는 놀림을 받았다. 인공위성이 과학적이고 비군사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정책을 바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개량해 만든 발사체를 불러냈다.
1961년 4월12일 우주에 올라간 최초의 인류인 유리 가가린은 엄밀하게는 우주비행에 실패했다. 가가린은 우주선에 이상이 생기자 탈출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 소련의 주장으로 만들어진 국제우주연맹 규정은 우주선을 타고 착륙해야 유인 우주비행으로 인정한다. 순수하지 않은 소련이 사실을 밝혔을 리 만무다.
우리나라 국가우주위원회는 5년마다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을 새로 짠다. 2012년에 확정된 제2차 기본계획은 한 해도 지나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한국형 발사체 목표는 2021년에서 2020년으로, 달궤도선은 2023년에서 2020년으로 중도 손질됐다. 지금은 둘 다 일정대로 시행될지 미지수다. 올해 정부는 제3차 기본계획을 세워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우주와 관련한 항목이 없어 다행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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