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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7.10 17:48 수정 : 2017.07.10 19:55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오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오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발전은 사회적 필요성이나 인간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킬 때 또 다른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져왔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안경 개발을 낳았고, 다시 망원경과 현미경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발견했으며 천체가 지구를 돈다는 아리스토텔레스 우주론의 오류를 밝혀냈다. 현미경으로 미생물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되면서 파스퇴르는 미생물의 자연발생설을 부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학과 기술이 애초부터 ‘자웅동체’는 아니었다. 흔히 암흑기라고 부르는 6~11세기의 초기 중세는 기술 면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기였다. 3년에 한번씩 휴경을 하는 삼포식 농법이나 바퀴 달린 쟁기보습, 안장과 멍에 등 마구가 이 기간에 발명됐다. 물방아, 풍차, 발로 돌리는 베틀 등의 개발에 ‘과학적 지식’이 기여한 바는 거의 없다. 17세기 과학혁명은 산업혁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만 과학의 지식이 기술에 직접 응용되기 시작한 건 19세기 중반의 일이다.

전통의 흔적은 서양에서 과학과 기술을 ‘자웅이체’로 표현(Science and Technology)하는 데 남아 있다. 서구의 과학과 기술은 동양에 뒤늦게 전파된데다 언어적 편의성까지 더해져 과학기술로 한 몸이 된다. 동양의 언어습관으로는 이질적인 단어를 합쳐놓아도 무방하다. 정부부처 이름도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보건과 복지, 문화와 체육, 관광을 하나의 범주로 통합해 인식하지 않는 반면 과학기술을 의식적으로 과학과 기술로 구분짓지 않는다. 1967년 과학기술처가 출범한 이래 과학기술 부처 장관 30명 가운데 과학자는 7명뿐이라는 사실이 어색하지 않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10일 채택됐다. 우리는 또 한사람의 ‘비과학자’를 과학부처 수장으로 맞게 됐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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