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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08 17:00 수정 : 2017.08.08 19:12

은퇴한 축구선수 박지성의 발은 정상이 아니다. 꽉 조인 축구화 안에서 온갖 압력과 충격을 받은 발은 변형됐고, 곳곳에 굳은살이 박였다. 죽은 발톱도 있다. 축구선수만 신발의 형벌을 받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내 피겨스케이팅 대표 선발전에서도 기대주 차준환이 발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남자싱글의 경우 이제는 공중 4회전이 기본인데, 높게 뛰어 회전했다가 강하게 땅에 떨어지면 발목 등에 엄청난 하중이 걸린다. 딱딱하고 두꺼운 가죽신발이 발목을 지탱해주지만 순간적인 힘에 꺾이기도 한다. 복숭아뼈나 발뒤꿈치처럼 뼈가 튀어나온 곳의 고통은 더 크다. 자극을 받은 뼈가 자라나면서 아예 스케이트 타는 것을 한동안 쉬는 선수도 있다.

‘피겨 퀸’ 김연아도 2009년 부츠가 맞지 않아 고생을 했고, 국내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피겨 여자싱글의 최다빈 등 차세대 주역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요즘은 발의 모형에 따른 성형 스케이트가 나왔지만 2~3개월이면 교체하기에 처음 구두를 신을 때처럼 적응할 때의 고통은 여전하다. 아이스하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른 종목 선수들도 기형에 노출돼 있지만, 빙상에선 발이 가장 예민하고 보호해야 할 부분이다.

피가 위로 올라가는 기점인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또 미끄러운 빙판 위에서 이뤄지는 모든 스케이팅 기술의 출발점이다. 선수들은 진통제를 먹고, 속으로 울면서 극한의 고통을 뛰어넘는다. 그 발을 감싸는 장비는 마치 피부의 연장처럼 하나가 돼야 한다.

아무런 고통 없이 발을 편하게 해주는 완벽한 부츠는 없다. 김연아가 발에 맞지 않는 부츠를 신고도 늘 정상에 섰던 것은 희귀한 일이다. 후배들은 좀더 부츠에 신경쓰고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정상적으로 자기 기량을 뽐내면서 김연아가 이룬 성취를 넘어설 수 있다.

김창금 스포츠팀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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