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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05 17:28 수정 : 2018.06.05 19: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선언한 사흘 뒤인 지난달 14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샌타모니카 해변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으로 분장한 두 사람이 행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선언한 사흘 뒤인 지난달 14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샌타모니카 해변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으로 분장한 두 사람이 행인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년여 전인 2016년 1월 미국의 한 패션잡지는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 잡지는 두 사람이 금수저 출신에 과대포장의 명수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는 등 ‘닮은꼴’ 18가지를 제시했다. 두 사람을 ‘친구’로 둔 미국의 전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둘을 “트럼프만 있으면 된다” “김정은은 대단하다”고 치켜세운 점도 유사점으로 꼽았다. 잡지는 “만약 두 사람이 트럼프 골프장 회의탁자에 마주 앉으면 북-미 데탕트 시대를 열어줄 공통점과 안내인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시대를 앞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중국 제나라 시절, 왕이 인재 등용을 지시하자 한 신하가 일곱명을 데리고 나타났다. 왕이 “너무 많지 않냐”고 묻자 신하는 “같은 종의 새가 무리지어 살듯 인재도 끼리끼리 모인다(유유상종)”고 답했다. 과연 트럼프와 김정은은 유유상종할 수 있을까?

최근 카이스트 이원재 교수팀은 반대의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에서 발생한 사고 데이터를 톺아보니 ‘유유상쟁’의 결론이 도출됐다. 1970~2014년에 열린 732개의 포뮬러원 경기에 출전한 355명의 충돌사고 506회를 분석한 결과, 비슷한 경쟁 관계에 있는 선수 사이의 충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서로의 승패가 비슷해 경쟁 관계에서 우위가 구분이 잘 안되면 본인이 모호해진다고 느껴, 다른 사람에게는 져도 나와 비슷한 상대에게는 반드시 이겨서 모호한 정체성을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라고 해석했다. 다음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놓고 예측불허의 두 지도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불안하다. 나이 차이만큼 두 사람이 서로 다르다고 생각해 유유상쟁의 늪에 빠지지 않기를 기원한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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