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18 18:30
수정 : 2018.06.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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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자유한국당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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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자유한국당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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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4·13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이 참패했다. 공천을 받기 위해 ‘386 정치신인’조차 실세 권노갑 최고위원의 평창동 집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렸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민심은 무섭게 변했다. 막 재선이 된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이 정풍운동의 깃발을 들었다. 정동영 의원은 12월2일 청와대 만찬에서 “당이 대통령 특정 측근 중심의 비선으로 움직인다”며 김대중 대통령 면전에서 ‘권노갑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송영길·이재정·정범구 의원 등 초선들도 청와대에 당정쇄신 건의서를 내며 힘을 보탰다. 보름 만인 17일 권노갑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민주당은 상향식 대선후보 경선을 도입했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정권을 창출했다.
자유한국당이 6·13 선거에서 궤멸하자, 정종섭 등 초선 의원 몇몇이 중진 퇴진을 요구했다. 그런데 역풍이 더 거세다. 박근혜 정부와 홍준표 대표 시절 호의호식하던 이들이 정풍운동을 외칠 자격이 있냐는 것이다. ‘역대급 철판’ ‘노회한 초선’이라는 비아냥에 입을 닫았다.
지난해 5·9 대선 참패 뒤 자유한국당에선 초·재선이 정풍운동에 나설 때라는 얘기가 나왔다. 별 호응이 없었다. 홍준표 대표가 주도한 당 혁신위에서 친박 좌장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자진탈당 권고를 내렸지만 유야무야됐다.
항상 실패한 건 아니다. 한나라당 시절인 2003년 9월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은 ‘5·6공 출신과 영남 중진 퇴진’을 외치며 세대교체의 불을 지폈다. 결국 최병렬 대표를 사퇴시키고 중진 60여명을 물갈이했다.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은 18일 ‘자유한국당 중앙당 해체’를 선언했다. 당직자 전원의 사퇴서 수리도 공언했다. 그런데 당을 망친 국회의원들은 놔두고 왜 당직자 목만 치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여전히 제 밥그릇이 우선이다.
신승근 논설위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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