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24 20:49
수정 : 2018.06.2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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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13 조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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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13 조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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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들어보지도 못한 아이들이 총이 아니라 칼로, 폭력적으로 공격당합니다. 칼이 훨씬 더 고통스럽기 때문이죠. 총알은 너무 빠르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 행사에서, 강력한 이민법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범죄조직인 ‘MS-13’을 이렇게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공포와 반감을 부추기는 상징으로 MS-13을 언급해왔다. 지난달에는 MS-13을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라고 비난했다.
MS-13은 1980년대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넘어온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이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처음으로 조직했다. 로스앤젤레스의 다른 범죄조직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시작했다. MS는 엘살바도르 말로 갱(gang)을 뜻하는 ‘마라’와 게릴라를 의미하는 ‘살바트루차’의 앞글자다. 얼굴 문신으로 유명하다. 미국에 1만명, 전세계적으로 3만명이 활동중인 것으로 미 당국은 추정한다. 백악관은 최근 낸 자료에서 “MS-13은 칼 공격, 살인, 집단 성폭행, 인신매매 등을 포함해 공포를 주입하는 충격적인 폭력을 저지른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MS-13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소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MS-13은 멕시코 마약조직이나 이탈리아 마피아처럼 정교한 범죄집단이라기보다는 감옥에 다녀온 청소년 등으로 이뤄진 느슨한 조직”(<비즈니스 인사이더>)이라는 지적도 있다. 갱 출신으로 범죄 반대 단체인 ‘호미스 우니도스’를 이끄는 알렉스 산체스는 “어린이들이 갱이 되려고 미국에 오는 게 아니다”라며, 이들이 미국에서 접하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 여론에 철회하긴 했지만, 부모와 격리수용되는 경험 등이 어린이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향후 일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준범 국제뉴스팀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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