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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7.10 17:25 수정 : 2019.07.12 18:22

스포츠계의 성차별은 오랜 세월 논쟁의 대상이었다. 하긴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은 “아무리 터프해도 여성의 생물학적 특징은 특정한 충격을 견뎌낼 수 없다”며 여성의 올림픽 참여가 “비현실적이고, 흥미롭지 않으며, 미학적이지 않고, 올바르지 않다”고까지 말했다. 그런 벽을 허물어온 건 여성 선수 자신들이었다.

1967년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은 상징적이다. 여성 출전이 금지됐던 당시 성별을 감추고 등록한 캐스린 스위처를 한 남자 선수가 레이스 도중 끌어내려는 장면이다. 방해를 뚫고 완주한 스위처가 불러일으킨 여론에 1972년부터 여성 출전이 허용됐고 여자마라톤은 1984년 올림픽 공식종목이 됐다.

테니스의 사례도 유명하다. 1973년 미국의 빌리 진 킹이 벌인 세기의 남녀 대결과 캠페인은 유에스오픈이 처음으로 남녀에게 동일한 상금을 주는 계기가 됐다. 빌리 진 킹은 이후 “여성들은 부스러기만으로 만족할 거라 생각한다. 난 여성이 케이크와 그 위의 체리도 먹을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2005년 윔블던 우승자였던 비너스 윌리엄스는 다음해 언론 기고에서 “윔블던은 ‘넌 단지 이류 챔피언’이란 메시지를 내게 보냈다”고 썼다. 2007년 마침내 윔블던까지 바뀌며 테니스 4대 대회는 모두 남녀에게 같은 상금을 주게 됐다.

2016년 <비비시>(BBC)와 여성스포츠위크의 조사에 따르면, 44개 주요 종목 중 80% 정도가 남녀의 우승상금(보너스, 협찬금 등은 제외)이 같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건 골프와 축구다. 남녀 선수의 ‘보상 차이’(pay gap)가 큰 이슈가 된 최근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피파는 4년 전의 갑절인 400만달러를 우승상금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상금의 10분의 1 남짓이다. 스포츠계 차별보상에 대해 “여성 스포츠는 남성보다 재미없고 시장이 작기 때문이지, 성차별이 아니다”는 반론들도 많다. 하지만 여성선수들이 요구하는 건 ‘같은 액수’라기보다 ‘공정한 시스템’이다. 게다가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경우 지난 5년간 미국 남자축구 대표팀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왔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 7일 여자월드컵 시상식은 스포츠 역사상 주요 순간으로 기록될 게 분명하다. 올해 3월 미국축구연맹을 상대로 “구조적 성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한 우승팀 미국 대표팀을 응원하며 5만 관중이 “동등한 보상(Equal pay)!”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전세계 10억명 이상이 시청하며 상업적으로도 대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여자월드컵은 스포츠계에 이는 거대한 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는 듯했다. 김영희 논설위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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