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02 17:58
수정 : 2006.02.02 17:58
유레카
올해 세계 음악인들이 바쁘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탄생 250돌, 로베르트 슈만 서거 150주년,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돌 등 기념할 일이 많아서다. 세 사람말고도, 탄생 450돌인 영국의 자일스 파나비, 서거 350주년인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투리니, 탄생 350돌의 프랑스 마랭 마레, 서거 300주년인 독일 요한 파헬벨 등 50년 단위로 기념할 만한 세계적 음악인들이 줄을 잇는다.
우리 음악계도 정신이 없다. 모차르트를 중심으로 쇼스타코비치와 슈만을 기념하는 행사로 바쁘다. 주요 연주홀의 올해 일정은 이들에 대한 기념연주회로 빼곡하다. 모차르트의 경우 굵직한 연주회만 30여회에 이른다. 국내 단체만으로는 부족해 외국 유명 연주단체들을 줄줄이 불러들인다.
클래식 애호가 인터넷 카페, ‘슈만과 클라라’ 홈페이지엔 올해 기념할 만한 음악인의 명단이 올라 있다. 무려 37명이나 된다. 모두 조국에선 국보급이다. 이 명단 소갯글엔 이런 사족이 붙어있다. “지난번 (올린 글에선) 아주 중요한 작곡가를 빠뜨렸는데, 올해는 ‘애국가’의 작곡가인 안익태 선생의 탄생 100돌입니다.”
안 선생은 100년 전 평양에서 태어났고, 41년 전 스페인의 마요르카에서 타계했다. 지난해 ‘애국가’ 저작권 문제로 국내 언론이 소란을 떨 때, 거듭 언급됐던 이야기다. 그러나 국내에서 그를 기억하는 행사는 전무하다. 기념재단에서 생일과 기일에 맞춰 여는 정례행사 정도만 예상된다.
안 선생은 애국가의 작곡자이기에 앞서 세계적 지휘자였다. 런던 로열필하모니, 베를린 필하모니, 일본 엔에이치케이 교향악단 등 세계의 200여 교향악단을 지휘했다. 타계 두 달 전 런던 필을 지휘할 땐 자작곡 ‘논개’를 선보였다. 그가 살던 마요르카에는 ‘안익태 선생의 거리’가 있다. 올해 주 정부에선 안 선생 기념 조형물을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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