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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09 19:33 수정 : 2008.11.09 19:33

[열려라 경제]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진단&전망

가계 전체 금융자산에서 주식 차지 비중 26%
증시폭락으로 4.4조달러 감소…소비위축 수순

미국 사상 첫 흑인 대통령 당선에 따른 ‘변화’ 기대감도 잠시, 실물경제 불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미국 주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하락은 미국 가계소비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경기불황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2008년 2분기 말 현재 미국 가계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시장가격 기준으로 4조9천억달러다. 미국 가계 금융자산 전체의 11%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자별 주식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 가계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주식 4조9천억달러는 전체 주식의 25.2%를 차지한다. 뮤추얼펀드도 자산의 66.4%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주식 보유량이 4조9천억달러로 가계와 더불어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또 뮤추얼펀드의 65.7%를 가계가 보유하고 있으므로, 가계가 뮤추얼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3조2천억달러에 이른다. 결국 미국 가계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8조1천억달러로 전체 주식 시가총액의 약 42%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 가계 전체 금융자산의 18.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개인연금 역시 전체 주식의 14.1%인 2조7천억달러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뮤추얼펀드에도 1조5천억달러 가량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개인연금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주식의 19%인 3조7천억달러(2.7+1.5×66.4%)에 이른다.

연방정부 및 주정부 퇴직연금과 보험사가 보유한 개인연금을 제외한 순수 개인연금은 5조7천억달러인데 이는 모두 가계가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가계가 직접 보유한 주식과 뮤추얼펀드 및 개인연금을 통해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합산하면, 올해 6월 말 현재 11조8천억달러로 전체 주식의 60.8%를 차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미국 가계 전체 금융자산의 4분의 1이 넘는 26.6%에 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 하반기 서브프라임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주가 폭락에 따른 미국 가계부문의 보유주식 자산가치 하락을 추정해 보자.

2007년 3분기 다우지수가 1만4000으로 최고 수준이었을 때 미국 전체 주식의 시가총액은 22조8천억달러였다. 그러나 계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2008년 6월 말에는 다우지수가 3000이나 떨어진 1만1000 가량으로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9조4천억달러로 고점 대비 3조4천억달러 줄었다.

올 6월 말 이후에도 다우지수는 계속 하락하여 11월 초 현재 9000 전후를 기록해 20% 가량 추가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11월 초 현재 15조5천억달러로 2007년 3분기에 비해 무려 7조3천억달러나 줄어들었다.

결론적으로 미국 가계부문의 주식 자산가치는 2007년 9월에 대비해 2008년 11월 초 현재 4조4천억달러(7조3천억달러×60.8%)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미국 가계의 주택자산가치 하락 4조8천억달러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미국 가계부문은 주택가격과 주가 하락의 더블 펀치를 맞아 거품 절정기에 비해 모두 9조 달러 이상의 자산가치 감소를 겪고 있는 것이다.

한편, 2008년 2분기 말 기준으로 전체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자산 비중은 20.1%이며 수익증권(펀드) 비중은 9.3%다. 전체 주식의 24.5%를 가계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금·예금 비중은 44.1%, 보험·연금 비중은 23.4%로 한국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비주식 금융자산 비중이 여전히 높다. 더욱이 2008년 6월말 이후 코스피지수가 1600에서 최근 1100 수준으로 30% 이상 떨어졌는데, 이로써 한국 가계부문이 보유한 주식의 자산가치 감소는 수익증권까지 포함하면 모두 154조원에 이른다. 미국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주식자산 가치 하락으로 한국 가계의 소비 위축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의 주택가격과 주식가격이 당장에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 경제는 경기하강 국면에서 악순환에 빠진 상황이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주택가격과 주가 거품으로 가계소비가 호조를 지속하면서 미국 경제가 거품 호황을 누려 왔다. 이제는 반대로 거품 붕괴로 자산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미국 가계부문의 소비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소한 ‘전치 3년짜리’ 불황이 이제부터 본격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광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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