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4.18 17:59 수정 : 2010.04.18 18:55

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

[열려라 경제]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지난 15일 예정되어 있었던 미국 재무부의 각국 환율조작 보고서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과연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것인가였다.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은 교묘하게도 보고서 제출을 연기하면서 중국 환율 문제는 앞으로 5월에 있을 미중 연례회의인 ‘전략경제대화’, 혹은 6월 캐나다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이 문제는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2008년 7월 금융위기 때 중국 정부는 중국 인민폐와 달러의 교환비율을 고정시켰다. 그동안 중국의 국제수지 흑자는 매년 누적되고 있고,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국민총생산의 50%에 육박하는 2.4조달러로 세계 1위다. 그 반면 미국은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가 매년 2천억달러 이상 누적되고 있어서 심한 불균형을 보인다(본난 2009년 10월5일치 ‘세계경제 불균형의 동상이몽’ 참조). 환율을 인위적으로 저평가시키는 것은 수출 증가, 경제성장, 고용 증대를 가져오지만 남의 나라에 폐를 끼치므로 전형적인 ‘이웃궁핍화 정책’으로서 지탄받을 행동이다. 문제는 과연 중국 위안화(인민폐)가 실제로 저평가되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 그렇다고 보는 시각이 대세를 이룬다. 미국의 피터슨경제연구소장 프레드 버그스텐은 위안화가 25~40% 정도 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달에는 미국 국회의원 130명이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중국에 단호한 조처를 취하라고 촉구한 바 있고, 최근 폴 크루그먼 교수는 만일 중국이 통화의 평가절상을 하지 않으면 중국 수입품에 부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닉슨 대통령이 1971년 8월 15일 발표한 긴급조치에서 취했던 10% 수입부가세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폴 크루그먼과 비슷한 견해를 보이는 진보적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중국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다. 그는 중국 통화가 강세를 띄면 미국의 수입 상대국이 중국에서 다른 개발도상국으로 바뀌는 것이지 근본적으로 미국의 국제수지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본다.

중국의 태도는 여전히 완강하다. 원자바오 총리를 비롯한 다수는 위안화가 결코 저평가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심지어 일부 학자는 오히려 고평가되고 있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중국인민은행의 태도는 다르다. 저우 샤오찬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위안화 가치를 달러 대비 고정시킨 것은 위기 대응책이었으므로 조만간 원래대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제위기가 한풀 꺾이고 있는 지금 중국의 중앙은행으로서는 수출로 들어온 달러가 시중에 풀려 경기과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 중국과 미국 사이에 환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조만간 중국 위안화는 상하 변동폭 0.5~1% 정도로 다시 변동체제로 들어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평가절상이 되리란 관측이 유력하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경제학)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이정우교수의 경제이야기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