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7.17 19:19
수정 : 2009.07.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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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독일 보훔대 한국학과장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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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는 자유무역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일찌감치 유럽 각국은 이 문제의 해결에 매달렸다. 그 덕분에 1967년에는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이 발족되어 상호 간에 자유무역이 시작됐다. 비슷한 움직임은 남미에도 있어서 라틴아메리카자유무역연합(LAFTA)이 발족했다. 뒤미처 1994년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등장했고, 2003년에는 아세안자유무역협정도 체결되었다. 이로써 세계는 자유무역협정의 전성기를 맞았다.
세계 주요 경제기관은 앞다퉈 자유무역을 찬양한다. 개인소득이 증가하고, 참가국마다 큰 이득을 얻게 된다 말한다. 개발도상국가에는 경제개발을, 선진국가에는 지속적 발전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장밋빛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선진국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한다. 한국도 협상의 대열에 낀 지 오래다. 벌써 5개의 협정이 타결되었고, 현재 진행중인 것도 9건이다. 며칠 전에는 유럽연합과의 자유무역협정이 타결되기도 했다.
유럽연합은 세계 최대 시장이다. 한국한테는 중국 다음가는 교역 대상이다. 따라서 협정이 잘 마무리되면, 국산 자동차와 정보통신(IT) 제품의 점유율이 높아져 국내총생산(GDP)이 3퍼센트나 늘어날 것이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불확실한 가설일 뿐이다. 일찍이 경제학자 리카도는 말하기를, 자유무역 체제 아래서는 비교우위 상품의 수출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그 무역 및 투자가 창출된다고 했다. 같은 논리로 보면, 경쟁력이 낮은 산업은 도산할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보다 산업 기반이 취약한 우리다. 불안한 구석 많은 게 당연하다. 가령 그쪽 농산물이 들어오면, 우리 농업 생산은 내년 한 해에도 1천억원 준다. 서비스 분야도 연간 60억달러의 무역적자가 난다.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건만 현 정권은 국민과 한마디도 제대로 토론하지 않는다. 결국 곳간 문만 열어주는 꼴 만들 건가. 아니라면, 귀 막지 말고 국민들 뜻부터 물으라.
백승종 독일 보훔대 한국학과장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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