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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12 19:32 수정 : 2012.03.12 19:32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작년 말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일단 수습하였다고 선언하였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낡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어디에 무슨 잘못이 있는지 잘 알게 되었으므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단다. 세계의 원전이 더욱 안전해졌다는 것이 요점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태는 단순하지가 않다. 77만 테라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이 쏟아진 바람에 서울시 면적보다 넓은 628㎢가 출입금지구역이 되었다. 이 “세슘 지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168.5개가 한꺼번에 떨어진 셈이다. 그곳 주민들의 갑상샘 피폭률은 80%란다. 그들이 장차 암에 걸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지금도 시시각각 7000만 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이 쌓이고 있다. 후쿠시마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향후 10년간 314조원의 복구비용이 필요하다. 숱한 거짓말로 신용을 잃은 도쿄전력의 주장이 그러하다. 이런 판국이니 후쿠시마 주민들의 일상생활은 이미 초토화되었다. 그들의 상당수는 슬픔을 못 이겨 “고독사(死)”로 내몰렸다. 일본 사람들 전체가 식품불안에 떤다. 그리하여 주곡마저 대량 수입하는 형편이 되었다.

원전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지독한 고비용에다 그 자체가 사회적 불의를 상징한다. 반영구적인 방사능 폐기물 보관비까지 고려한다면 그 비용은 천문학적 수준이 된다. 사고라도 일어날 경우 피해복구비용은 아예 계산조차 불가능하다. 원전은 현재세대가 미래세대를 담보삼아 지구를 착취하는 짓이다. 또한 원전노동자의 상당수는 적절한 보호장구도 없이 피폭 위험에 시달린다. 일본 원전에서는 야쿠자의 빚 독촉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단다. 게다가 원전은 낙후된 오지에 건설되기 일쑤다. 주류 사회가 비주류를 착취하는 꼴 아닌가. 이런 줄도 몰랐던가. 정부는 삼척과 영덕에 또 원전을 짓겠단다. 세계 3대 원자력 강국이 되겠다나. 이번에라도 녹색 깃발을 높이 세우지 않으면 후세에 죄짓는 것이다.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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