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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08 19:31 수정 : 2012.10.08 19:31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이슬람의 선지자 무함마드를 비꼰 <무슬림의 무지>란 동영상 때문에 한동안 세상이 시끄러웠다. 그 중심에 ‘살라피주의자들’이 있었다. ‘이슬람의 창건자 무함마드 시대로 되돌아가자!’ 수염을 기르는 이 사람들은 이슬람의 초창기 3세대 신앙 선조인 ‘살라프’의 전통을 고집한다. 그들에게 ‘살라피주의자’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20세기 초반, 그 아성은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살라피주의자들은 본래 금욕적이고 종교적 순수성을 중시해 현실정치를 외면했다. 사정이 달라진 것은 20세기 후반부터였다. 사우디가 아랍의 다양한 사회주의 노선과 마찰을 빚자, 그들은 현실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하였다. 걸프전쟁(1991) 이후 일부 급진파는 사우디 정부의 친미정책이 도를 넘은 데 격분한 나머지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손을 잡았다. 이를 계기로 이슬람 세계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독일 정보당국은 살라피주의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급속히 확산된 무슬림 운동이라 했다(2010). 2011년 그들은 ‘중동의 민주화’를 틈타 중동 각국에서 정당을 창립하였다. 이집트에서는 ‘알누르당’을 조직해, 총선에서 2위를 차지하였다.

살라피주의 내부에는 다양한 사상적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혹자는 그들의 교리에서 민주적인 요소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 주장은 믿기 어렵다. 그들은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권리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주류 판매점을 파괴하고, 올림픽 출전 여성을 폄하하기도 했다. 이집트에서는 기독교회를 습격했고, 심지어 자신들의 신념에 위배된다며 이슬람 사원과 이슬람 지도자들의 무덤까지도 훼손했다. “모든 살라피주의자들이 테러리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살라피주의와 테러리즘의 관계는 밀접하다.” 독일 정부는 그렇게 선언했다(2012년 4월). 현대한국사에 고통을 안겨준 일련의 사건들도 일종의 테러였다. 아직도 그 역사를 두둔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왜곡된 역사인식은 살라피주의만큼이나 위험하다.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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