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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한정미(27)씨가 6일 저녁 서울 은평구 대조동 한 어린이집에서 아직 부모가 데려가지 않은 어린이들과 놀이를 하고 있다. 보육교사들은 아침이나 저녁에 한두 시간씩 초과근무를 하고도 따로 수당을 받지 못하기 일쑤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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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유아교육 국가재정 분담률 ‘OECD 절반’ 그쳐
국공립 보육시설 10%도 안되고 교사 처우도 ‘열악’
보육 대상인 취학 전 0~5살 283만명 가운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보육·유아교육 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55%에 그친다. 나머지 45%는 엄마가 직접 키우거나 ‘친정엄마’ ‘입주 이모’처럼 사적인 보육 수단에 기대고 있다. 이는 어린이집·유치원 같은 보육 인프라가 아이 부모에게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하는데다, 맞벌이 부부에게 시간 연장형 보육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온다.
이에 따라 중산층·서민의 보육 부담을 진짜로 덜어주려면 보육 시설과 인력 인프라를 양적·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또 부모 소득 수준에 따른 ‘보육비 부담 상한제’를 도입해 보육료 ‘웃돈’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걸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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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희 서울신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우리는 국공립의 비중이 지나치게 적어서 학부모 보육비 부담 통제 등 정부 보육 정책의 목표가 잘 구현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 보육비 부담의 핵심인 특기적성비를 통제하려면 국공립 비중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재정 투자나, 평가인증 강화를 통해 민간 인프라에 대한 정부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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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보육시설 40%로 확대가능” 민주노총 “고용 창출에도 도움” 민주노총은 국공립 보육·유아교육 시설을 대폭 확충하면 실질 보육비 부담도 줄이고 사회적 돌봄 분야에서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고 제안한다. 사설 어린이집들은 국공립과 달리 정부에서 인건비와 건물 비용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나친 영리 추구로 실질 보육비를 치솟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말 ‘이명박 정부의 경제위기 대책 비판과 노동자의 요구’ 보고서를 통해, 국공립 어린이집을 3천여곳 더 늘리고, 국공립 유치원도 740여곳 확충하는 안을 제시했다. 80명짜리 시설을 이처럼 확충할 경우 전체 정원의 40%를 국공립에서 차지하게 된다. 국공립 어린이집에 24만여명, 국공립 유치원에 5만9천여명의 추가 정원이 생겨나는 것이다.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은 1700여곳으로 전체 정원의 10%이고, 국공립 유치원은 4400여곳으로 20% 수준이다. 민주노총은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2012년까지 건물 마련과 인건비에 2조3천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적극적 재원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보육과 유아교육 부문에 대한 우리 공적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2%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0.6%에 훨씬 못미치는 최하위권이다. 어린이집은 정부 계획에 잡힌 500여곳 말고도 2500여곳 더 늘릴 것을 제안했다. 연간 1억원씩 들여 건물 1천곳을 임대하고, 10억원씩 들여 건물 1500채를 새로 짓는 데 1조6천여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유치원은 740여곳을 더 늘리는 데 2300여억원이 소요된다. 보육 교사 등 인건비는 월 140만원을 기준으로 어린이집 쪽에서 연간 4100억원, 유치원 쪽에서 연간 700여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민주노총은 국공립 정원이 늘면, ‘영유아 사교육’의 외피를 쓴 보육료 웃돈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보육 부문에 ‘질 좋은 일자리’도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2만4천여명, 유치원에서는 3천여명에 이르는 보육 교사 등 관련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지난해 10월 현재 보육 교사 자격 소지자는 36만9천여명인데, 실제 일하는 사람은 12만여명으로 32.7%에 그쳤다. 국공립 보육 교사는 월평균 임금이 142만원으로, 100만원을 밑도는 민간 개인·가정 어린이집보다 여건이 훨씬 낫다. 이를 바탕으로 학부모들의 비용 부담은 물론 보육·유아교육 시설에 대한 불신도 완화할 수 있다. 민주노총 이재훈 정책부장은 “2006년 정부 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시민·노동·여성단체가 함께한 연석회의에서 국공립 비중을 30%로 끌어올리자는 사회협약을 맺었지만, 실행되지 못했다”며 “재정 투자를 늘리고 영세한 사설 어린이집을 매입하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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