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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등 단백질 챙겨먹어… 하지만, 딸들 애교만한 게 없어 지난해 11월 들어 다리 통증이 너무 심해졌고, 걸레질이나 가까운 시장에 가는 일도 어려워졌다. 병원을 찾아 검사 뒤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생소한 질병으로 진단됐다. 흔히 디스크 질환이라고 부르는 추간판탈출증과 달리 물리치료 등으로는 좋아지기는 힘들다. 척수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뼈의 이상으로 신경이 눌려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결국 수술을 받았다. 그 뒤 담당의사는 수술 전후 운동이 부족해 골다공증 등이 우려된다며 수영 등을 권했다. 이 때 시작한 운동이 아쿠아로빅이다. 일주일에 3번씩 강습을 받았으며, 또 3번은 자유연습도 했다. “너무 무리가 될까봐 다른 사람들은 1시간 동안 하는데, 전 30분 정도부터 시작했어요. 세 달 뒤부터는 40분 정도 하는데 지금은 수술 전보다 70% 정도는 회복된 것 같아요.” 아쿠아로빅은 물과 에어로빅의 합성어다. 물의 저항 즉 부력을 이용, 걷기, 뛰기, 비틀기, 차기 등을 하는 물속 종합체조다. 땅 위에서 하는 운동보다 힘이 덜 들지만 운동량은 2배 이상이다. 관절에도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관절염 환자나 허리 질환자들도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다. 조씨는 이런 척추 질환이 생긴 이유를 과중한 가사 노동 등으로 꼽았다. 일을 두고 쉽게 넘기지 못하는 깔끔한 성격이 그를 더 힘들게 했다.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주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았으며, 별도의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일도 없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몸을 움직여 가사 일을 하기 때문에 별도의 운동은 필요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미 생활도 허리를 괴롭혔다. 유일한 취미가 화초 키우기였기 때문이다. 거실과 베란다 가득한 화분에 물을 주고 옮기고 청소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매주 일요일이면 2시간 이상 들여 큰 화분을 이리 저리 옮기는 고된 일을 했다. “허리에 무리를 주더라도 화초 키우는 일은 멈출 수 없어요. 유일한 취미에 생명이 자라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좋거든요. 대신 다른 생활들은 다 바꿨어요.” 먼저 화분을 제외하고 무거운 물건은 절대 들지 않는다. 엎드려 하는 가사 일은 가급적 하지 않고 있다. 누웠다 일어서기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 침대도 들여놨다. 식사 습관도 변했다. 원래 고기는 거의 먹지 않았는데, 이제는 단백질 보충을 위해 의도적으로 고기를 챙기고 있다. 주로 생선을 챙기고, 끼니마다 빼놓지 않고 먹으려고 한다. 칼슘 섭취를 위해서는 치즈를 하루에 1~2장씩 먹는다. 우유는 속이 불편해 잘 마시지 않는다. 과일도 잘 먹고, 몸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도 챙기는 편이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은 허리 등의 불편한 몸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데 꼭 필요하다. “딸들이 자신들을 키우는 등 가사 일 때문에 고생해서 허리 질환도 생겼다고 옆에서 애교를 떨어요. 이제 공연장이나 영화관을 같이 가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외식을 하는 등 엄마 챙기는데, 스트레스 확 날아가죠.”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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