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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01 21:09 수정 : 2009.07.09 19:45

식재료의 맛이 다른 탓에 외국 요리책은 쉬 번역·출간되지 않는다.

[매거진 esc] 요리보다 요리책 | 영국 스타 요리사들의 책

그가 레스토랑을 열었다 하면 미슐랭 별점을 따내고, 레시피를 출간했다 하면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가 방송에 출연하면 시청률이 급등하고 그가 호통을 치면 망해 가던 레스토랑도 벌떡 일어선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요리사 고든 램지(45)다. 한국에서도 <헬스 키친> <미션! 최고의 레스토랑> 등의 케이블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정통 프랑스 요리의 달인. 축구선수에서 요리사로 전향한 탓인지 공격적인 성격과 눈물을 쏙 빼 놓는 독설 퍼붓기로 유명하다.

다쳐서 선수 생활을 접고 프랑스로 건너가 요리를 배운 뒤 서른한 살의 나이에 런던 첼시에 ‘고든 램지’라는 이름을 내건 음식점을 차려 미슐랭 별점 3개를 따냈다. 이후 두바이, 도쿄, 뉴욕 등 세계 각지에 자신의 이름을 건 식당과 펍을 18곳 열었다. 펴낸 책도 10종이 넘는다. 한국에 번역된 책은 없지만, 대형서점에서 원서는 구해 볼 수 있다. 그중 <고든 램지의 건강한 식욕> (Gordon Ramsay’s Healthy Appetite)은 고든 램지가 제안하는 건강식 메뉴들이다. 채소와 고기, 과일 등 식재료를 풍성하게 써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화려한 식단을 자랑한다. 간편식을 원한다면 <고든 램지의 패스트푸드>(Gordon Ramsay’s Fast Food)를 보면 된다. 하지만 하드커버 큰 판형에다 두툼한 속지까지 무게가 만만치 않은데다 단계별 조리과정 사진 대신 완성요리 사진만 달랑 있어서 한국식 요리책에 익숙한 독자들에겐 조금 난감할 수 있다.

 한국 독자들에겐 제이미 올리버(34)가 더 친숙한 영국 요리사일 것이다. 요리사 아버지 덕에 16살에 요리에 입문한 뒤 20대에 ‘천재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50여개국에 방영된 요리 프로그램 <네이키드 셰프>에서 헝클어진 머리에 청바지 차림으로 주방을 날뛰며 설명하는 산만한 품새로 유명하다. 그가 출간한 요리책만 10종이 넘는데 별 볼 일 없는 영국 요리를 세계에 알린 공로로 대영제국훈장도 받았다. 안타깝게도 한국어로 번역된 그의 레시피북이 절판돼 현재로선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다. 역시나 원서는 구할 수 있는데, 베스트셀러인 <벌거벗은 요리사의 행복한 나날>(Happy Days with the Naked Chefs)은 드레싱부터 파스타, 육고기 요리, 채소 요리, 디저트까지 요리를 식재료별로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사진은 요리보다 제이미가 먹고 요리하고 즐기는 모습의 사진이 많아 라이프스타일북에 가깝다. 삶기, 반숙하기, 끓이기, 튀기기, 굽기 등 조리법별로 레시피를 원한다면 <제이미의 키친>(Jamie’s Kitchen)을 추천한다. 16개 국어로 번역된 이 책은 한 장은 레시피, 한 장은 완성된 요리사진으로 구성돼 그나마 한국식 요리책에 가장 근접한 모양새다.

 이들 요리책이 한국에 번역되지 않은 이유를 참고해야 할 것 같다. 그 이유는 종종 수록 음식이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데다, 재료도 구하기 어렵고, 같은 ‘당근’이라고 해도 영국산과 한국산 맛이 달라서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해도 같은 맛을 낼 수 없어, 과거 몇 종의 유명 외국 요리책이 실패했다는 게 출판계의 설명이다.

강김아리기자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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