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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13 18:32 수정 : 2018.12.14 19:12

황준범
워싱턴 특파원

이달 초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KF) 송년모임 연설에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 1년 사이의 한반도 상황 변화를 언급하면서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의 ‘별도 추궁’에는 익살맞은 표정으로 빠져나갔다. 그때만 해도 ‘연내에 남북이나 북-미 사이에서 뉴스가 나올까’에 관심이 쏠리던 때다. 하지만 그 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어려워졌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북-미 사이에도 어떤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나 북-미 접촉에 신경을 쏟은 한국과 달리, 미국 언론과 조야에서는 이 문제가 큰 주목 대상이 아니다. 미국에 팽배한 북-미 대화 회의론과 비관론이 단단하게 그 뒤를 받치고 있다. 미국 내 회의론은 북한 불신과 반트럼프 정서가 단단하게 결합돼 누그러질 여지를 찾기 어렵다. 한국에선 북한 문제가 보수-진보를 가르는 하나의 기준선이지만, 미국에선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을 떠나 많은 이들이 “북한은 변한 게 없다. 트럼프가 놀아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회의론·비관론이 득세하는 것은 그게 ‘안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기자에게 “북-미 관계에 대해 비관적으로 말해서 비판받는 경우는 없다. 북-미가 잘 풀리면 ‘내 생각이 틀려서 다행’이라고 말하면 된다. 하지만 낙관했다가 틀리면 ‘그것 봐라. 당신 참 순진하다’는 비난을 듣는다”고 했다. 그래서 대부분 북한 문제에서 ‘보수적’ 입장을 편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제 북-미 교착이 길어지면서 회의론·비관론보다 무서운 ‘무관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벌어지는 상황이 없다 보니 미국 언론에서 한반도 언급도 거의 없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국내적 상황은 ‘한반도 무관심’을 키우는 쪽으로 가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 등 트럼프 대통령을 겨눈 각종 수사와 재판이 정점을 향하고 있고, 내년 1월3일부터 하원 다수당이 되는 민주당은 각종 정책 및 의혹과 관련해 의회 조사를 벼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국내 정치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한 베팅 사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마저 내놓고 있다.

대외정책에서도 미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반도 문제는 중국, 러시아, 이란 등 다음으로 4~5번째일 것”이라고 말한다. 또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없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가 좋다”고 말하면서 당분간 현상 유지에 주력할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최근 워싱턴에서 미국 쪽 인사들을 만난 한국 정부 전직 고위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더 불안해지기 전에, 북한 문제가 더 뒤로 밀리기 전에 김정은 위원장이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 북-미 사이에 무언가라도 계속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미국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양보할 때”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런 의견을 가진 이들조차 현실적으로는 북한이 추가적 비핵화 행동을 보여주는 게 빠를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도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내부적으로는 북한에 제공할 상응조처들에 대한 검토를 상당 부분 진행했으며, 북한이 조금만 앞으로 나와주면 진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쪽이 이런 신호를 주고받으며 ‘성과’를 내보인다면 북-미 관계를 둘러싼 회의론이나 무관심은 힘을 잃을 것이다.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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