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르스 바리외 스웨덴 대사 서울문학회 회장
|
문화칼럼
지난 2일 저녁 한국의 유명 작가 공지영씨가 주한 스웨덴대사관저에서 자신의 문학 세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울문학회 주최 작가 초청 행사의 하나로 열린 이 모임에는 50명쯤 되는 사람들이 참석해 글을 쓰는 법과 과정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경청했다. 작가는 자신이 읽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들과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품들, 그리고 자신이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강연에 귀를 기울이노라니, 나는 그의 이름이 몇 년 안에 다른 많은 나라들에서 널리 알려지리라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서울문학회는 2006년에 주한 대사들과 한국 문인들이 뜻을 모아 주한 외국인 사회에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국인들에게는 외국 문학을 알리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이 문학회의 태동은 주한 스페인 대사였던 델핀 콜로메 박사와 내가 함께 토론하고 생각해낸 구상이 발단이 됐다. 뛰어난 음악가였던 콜로메 박사는 안타깝게도 2008년 타계했다. 문학회는 엄격한 원칙보다는 문학적 관심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관료 모임이 아니라 열린 모임을 지향한다. 문학회의 활동은 주로 작은 규모의 세미나들로 채워지는데, 작가들을 초청해 그들의 문학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다. 몇 년 동안 우리 문학회는 꽤 많은 활동을 했다. 시인 고은씨, 소설가 박완서·황석영·이문열씨 등 한국의 유명 작가와 시인들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나라에서 온 작가와 시인들도 작품 발표 자리에 참가했다. 한번은 스웨덴 시인 카이 팔크만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 제2대 사무총장을 지낸 스웨덴 출신 다그 함마르셸드의 시 작품에 대해 강연을 하기도 했다. 서울문학회는 음악 행사도 열고 있다. 현대음악과 판소리 공연도 열었다. 문학은 그처럼 많은 형식을 지니고 있어, 때로는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판소리는 내 생각에 대다수 서구인들이 굉장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예술형식이다. 이는 판소리의 독창적인 소리 때문만은 아니다. 판소리는 일상 삶과 보통 사람들에게서 나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보기에, 판소리와 판소리의 근원은 아메리칸 블루스에 견줄 만하다. 문학회는 강연과 함께 다른 행사도 1년에 6~10차례 정도 비정기로 연다. 보통 서울에 있는 외국 대사관저 중 한 곳에서 열린다. 회원 자격은 제한이 없다. 다만 문학회는 외국인과 한국인 수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 사이의 건강한 대화와 소통을 위해서다. 스웨덴 대사로서 나는 종종 언제면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게 될지 질문을 받는다. 내 대답은 늘 같다. “곧 받게 되길 바랍니다.” 스웨덴 정부는 누가 노벨문학상을 받을지에 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그것은 독립적 문화기구인 스웨덴 한림원이 결정한다. 나는 진심으로 한국 작가가 그 상을 받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내가 떠올리는 몇 명의 이름이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의견을 혼자 간직해야만 할 것이다. 서울문학회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작가들이 노벨문학상보다는 자신들의 독창적인 작법을 더 신경쓰도록 격려하는 일뿐이다. 그들은 매우 잘하고 있다.라르스 바리외 스웨덴 대사 서울문학회 회장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