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1.13 18:29
수정 : 2010.01.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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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학사 입구 ‘이뭐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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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방언을 이용한 간판이 충청도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멀리 제주도의 돌하르방도 보인다. 이들 각각은 자신의 고유한 지역성을 뽐내기보다 함께 모여 ‘지역적 정취’라는 이상야릇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그 정취를 느끼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관심의 대상은 의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부분은 그 목적에 봉사할 뿐이다. 그런데 개별적인 것들이 서로에 대해 가지는 고유한 차이에 의해서 정체성을 확인받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무언가를 위한 수단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 이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아마도 역사를 통해, 그리고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는 사회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창섭 건국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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