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한 전통료칸 객실. 김형렬 제공
|
[매거진 esc] 김형렬의 호텔에서 생긴 일
전통 살리고 서비스 강화해 국제관광상품 된 일본 료칸
‘료칸’은 여관의 일본어 버전이다. 한자로 써놓고 보면 똑같이 ‘旅館’이다. 그런데 여관은 칙칙하지만, 료칸은 이국적이다. 여관이 국적불명의 야릇한 ‘모텔’에 밀려 스러져간 나라가 있는 반면, 전통을 키우고 서비스를 강화하여 나라 밖 사람들까지 찾아오게끔 한 나라도 있다. 몇년 사이 료칸을 찾는 여행자들이 많이 늘었다. 오카미상(료칸의 안주인)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안내행사를 열고, 여행업 관계자, 기자, 작가, 파워블로거 등을 초대해 료칸을 체험케 한다. 규슈의 유후인은 온천 료칸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을 정도이다.
료칸은 이제 숙소 이상의 자리에 올라 있다. 3박의 여행 기간 중 2박은 7천엔짜리 비즈니스호텔에서 자면서, 나머지 1박은 2만엔짜리 료칸을 찾는다. 잠자러 가는 곳이 아니라 문화 체험지로서 기꺼이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료칸에서 제시하는 경험해야 할 것 3가지는 첫째가 온천, 둘째 가이세키, 셋째 유카타다.
온천은 료칸의 필수 코스다. 마치 ‘온천<E02C>료칸’ 같다. 온천 하면 일본이란 느낌이 들게끔 하는 게 료칸의 존재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실은 온천이 없다면 료칸이 아닌 것 같지만, 목욕탕(?)이 대신하는 료칸들도 많다. 온천을 갖춘 료칸도 시설은 제각각이다. 모두가 객실 전용 노천온천(노텐부로)을 희망하지만, 이런 료칸, 이런 객실은 웬만한 5성급 호텔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대개는 공동욕장 형태의 온천을 이용하게 되며 남녀 탕이 구분되어 있다. 혼탕을 묻는 분들이 여전히 있지만, 외국인이 체류하게 되는 료칸 범위 안에서는 99%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재미난 것은 남녀 탕이 날짜 혹은 시간에 따라 바뀐다는 것. 음양오행에 따라 음기와 양기를 서로 교환해야 한다는 전통 때문이란다. 또 오래된 온천 료칸일수록 욕장이 낡은 경우가 많다. 전통을 보존한다는 명목은 좋으나, 으리으리한 최신식 찜질방 마니아들 처지에서 보면 실망스런 느낌은 피하기 힘들다.
|
김형렬의 호텔에서 생긴 일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