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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와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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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추천은 잘해요
1. 다큐멘터리 <셉템버 이슈> 애나 윈투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덕분이다. 미국 <보그>의 편집장인 그가 버그아이 선글라스를 즐겨 쓰고, 프라다보다는 샤넬을 즐겨 입는다는 것, 패션계 교황으로 불린다는 사실도. 패션 잡지가 1년 중 가장 힘을 쏟는 9월호 만들기를 쫓아가는 이 다큐는 거기에 보태, 그레이스 코딩턴이라는 에디터를 보여준다. 이 천재 스타일리스트는 윈투어가 가차 없이 덜어내는 옷, 빼버리는 페이지 앞에서 비명을 지른다. “어째서? 이렇게 근사한데?” 패션 잡지의 신이 존재한다면 윈투어와 코딩턴 사이의 공간에 있을 것이다. 2. 9와 숫자들 <9와 숫자들> 2008년에는 ‘브로콜리 너마저’, 2009년엔 ‘검정치마’가 나에게 왔다. 그리고 올해 초 ‘함께 있어도 별들처럼 아득한 그대’ 이렇게 시작하는 ‘9와 숫자들’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다시 한 번 발견의 흥분을 느꼈다. 1970년대 종이학을 접던 미소년을 21세기 홍대로 데려와 아메리칸 어패럴을 입혀놓은 것 같은 음악이다. 27일의 첫 단독 콘서트에 가 볼 작정이다. 3. 상수동 ‘이리 카페’ 진짜 ‘홍대’는 이제 홍대 앞에 없다. 상수역에서부터 당인리 발전소 언저리로 이사 갔다. 싼 임대료 때문이다. ‘무과수 마트’ 지하, <인터뷰> 같은 외국 잡지와 황인숙의 시집이 공존하는 서가를 갖고 있던 이리 카페도 상수동 주택가로 옮겼다. 공간은 빈티지라는 단어조차 낯간지럽게 무심하고 편안하다. 요즘 진짜 홍대 사람들은 여기 온다. 옆자리에서 기타를 퉁기는 이한철이나 하림, ‘좋아서 하는 밴드’의 연습 장면을 마주치더라도 너무 놀라진 말 것. www.yricafe.com 황선우/<더블유 코리아> 피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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