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1.13 23:00
수정 : 2010.01.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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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음흉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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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올림푸스와 함께하는 펀펀사진첩
‘재미있는 사진’이란 어떤 것일까? 사람 표정만큼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것도 없다. 다른 아이의 손을 붙잡은 남자아이의 표정은 묘하다. 어딘가 음흉한 것 같기도 하고 어딘가 귀엽기도 하고. 그래서 웃음이 터진다. 왼쪽을 과감하게 잘라 드러내고 싶었던 주제를 잘 부각시킨 구도다. 시선이 분산되지 않게 표현한 점이 훌륭하다. 구도의 모범답안이라고 알려진 ‘황금분할법칙’을 정확하게 활용했다. 안정적인 구도만 프레임에 있었다면 조금은 맥 빠진 사진이 될 뻔했다. 아이의 표정이 별처럼 빛난다.
아이들은 짧은 시간 변화무쌍한 표정을 짓는다. 아이의 표정을 찍기란 그래서 쉽지 않다. 기다리고 기다려야 한다.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반짝 등장한 짧은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 사진은 ‘찰나’를 기록하는 예술이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결정적인 순간’이 이런 것이 아닐까! 다만 아쉽게도, 프레임의 가운데를 가르고 있는 ‘하얀 팔뚝’이 시선을 과하게 잡아끈다. 남자아이가 잡은 손이 여자아이라는 점도 사진 안에 드러났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독자 이기제(33)씨는 2007년 10월에 누나, 조카와 함께 동네 마실을 나갔다가 찍은 사진이라고 전한다. “동네 아줌마가 조카(이주강, 올해 5살)에게 몇 개월 어린 동네 여자친구를 소개해줄 때 지은 표정을 여러 장 찍다가 건진 장면”이라고 적고 있다. 귀여운 조카의 표정을 잘 잡은 행복한 사진이다.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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