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6.23 19:26
수정 : 2010.06.2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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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걸린 아동방임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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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올림푸스와 함께하는 펀펀사진첩
딱 걸렸다. 두달 전 주부 박효연(29)씨는 일찍 귀가한 남편 김정현(28)씨에게 아들 시윤(12개월)을 부탁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울고 보채는 아들을 달래고 봐달라는 부탁이었다. 남편은 흔쾌히 ‘오케이’했다. 박씨는 아기를 업고 방에 들어가는 남편이 믿음직스러웠다. 그런데~~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배신당했음을 알았다. 아들 시윤은 축구게임에 넋이 나간 남편의 등짝에 달려 울고 있었다. ‘축구게임에 홀딱 정신을 빼앗긴’ 남편은 방에 들어오는 아내를 알아채지도 못했다. “남편은 축구광팬입니다. 조기축구회 회원이고 평일에도 퇴근하면 축구를 하고 들어올 정도죠.” 박씨는 이 중요한 범죄(?)의 현장을 카메라를 들어 증거로 남겼다. “두고두고 혼내야죠.” 박씨가 남긴 말이다. 결국 부부는 매달린 아들의 표정을 보고 웃고 말았다.
사진의 가장 큰 미덕은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다. 언제 어떻게 흩어져서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우리의 일상이 고스란히 앨범에 남는다.
이 사진은 만약 박씨가 카메라의 바디와 분리되는 플래시를 사용했다면 남편의 머리 뒤로 드리워진 그림자는 없었을 것이다. 셔터 속도를 1/30초로 찍었다면 컴퓨터 화면에 생긴 주사선도 사진 안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박씨가 가지고 있는 똑딱이 카메라의 기술적 한계다.
하지만 뭐 어떠랴! 사진 한 장이 저녁 밥상 위에 웃음을 만들었다.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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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첨자: 경북 구미시 남통동 박효연님
◎ 응모방법: 한겨레 누리집(www.hani.co.kr)에 접속해 esc를 클릭한 뒤 ‘올림푸스와 함께하는 펀펀사진첩’에 사진과 사연을 올려주세요.
◎ 문의: mh@hani.co.kr
◎ 상품 제공: 올림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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