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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스페셜] 사진마을 /
[생활사진가 고수]
이지훈 씨, 얘기 거리 보이면 찰칵 사진에 문학 이론 접목
이지훈(43·교수)씨는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는 길거리에서 큰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땐 힐끗 흉을 보고 다니는 입장이었습니다. 2003년 당시 5살이었던 쌍둥이 아들을 찍어주기 위해 조금 큰 사진기를 샀습니다.
구경삼아 재래시장에 들렀다가 정말 우연히 뻥튀기 장사의 사진을 찍어서 어떤 신문 공모전에 보냈는데 덜컥 최우수상에 뽑혔습니다. 스스로 “소질이 있는 건가?” 싶었답니다.
▶덜컥 당선돼 ‘소질 있나?’
그러다 보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가장 유력한 모델들인 쌍둥이는 아빠가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을 상식처럼 생각합니다. 처음엔 어디선가 제비꽃을 발견해서 거의 뒹굴다시피 몸을 낮춰 찍으면서흥분했습니다. “이렇게 예쁜 꽃이 있었구나!!” 그 며칠 뒤에 학교 교정에서 야외수업을 했는데 학생들 주변에 제비꽃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을 발견했답니다. “아! 늘 주변에 있었는데 그동안 못보고 있었구나.” 이 교수는 그날부터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상과 사물을 대하는데 깊이가 생겼다고 합니다. ▶취미와 직업, 엄격히 구분 -작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요? =전혀 없습니다. 취미와 직업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필요에 의해, 그리고 목적이 맞다면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전시회를 열 순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잘 찍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대목에서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제 사진이 그렇게 불만스럽진 않는 편입니다만 사진이란 것에 조금 깊이 빠져들다 보니 어느 순간 지루해지기도 하고 고민이 생기곤 합니다. -주로 어디서 뭘 어떻게 찍습니까? =가장 즐겨 찍는 곳은 집안이며 대상은 식구들입니다. 바깥으로 나가더라도 일상 속에서 순간적으로 이야기 거리가 떠오를 때 찍습니다.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같은 것을 찾습니다. 물론 찍어놓고 난 다음에 그 사진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보다가 이야기 거리를 발견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멀리 다니려고 하지 않습니다. 여행을 가긴 합니다만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가족여행을 갈 때도 사진을 찍으러 가는 것은 아닙니다. 여행 중에서 사진기의 렌즈 너머로 뭔가를 발견할 뿐입니다. ▶책보다 경험 쌓아 익혀 -사진을 어떻게 배웠는지? =책을 보고 공부한 적이 없습니다. 사진기는 매뉴얼을 보고 익혔고 나머지는 찍으면서 경험을 쌓아나가다가 익혔습니다. 사진집을 보긴 했습니다. 윤미네집, 김기찬씨의 골목풍경 등을 보다가 영감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막 사진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비싼 사진기를 들고 자극적인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극적이란 것은 순간적이며 생명력이 짧은 사진을 말합니다. 그런 사진에선 고민을 느낄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왜 찍는지, 뭘 찍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결과물인 사진에 의미가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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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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