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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 사기그릇] 개혁 개방의 현장에서 |
중국이 개혁 개방에 나선 지 30년이 넘었다. 중국 개혁 개방의 뿌리를 찾아가다 보면 중국 개혁사와 만날 수밖에 없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개혁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 전면개혁을 이룬 나라는 부국부민을 이루었지만 어설프게 개혁하거나, 특히 개혁을 거부한 나라는 예외 없이 역사의 무대에서 처참하게 도태되었음을 강조했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개혁가들의 어록을 모아 보았다. “신체에 편리한 것을 옷이라 했고, 일할 때 편리한 것을 예법이라 했다. 진퇴의 예절과 의복 제도는 일반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한 것이지 현자의 논평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평민은 세속과 어울리고 현인은 변혁과 함께하는 것이다. 속담에 ‘책 속의 지식으로 말을 몰려는 자는 말의 속성을 다 이해할 수 없고, 옛 법도로 지금을 다스리려는 자는 사리의 변화에 통달할 수 없다’고 했으니, 옛 법도만 따라서는 세속을 초월하기 어렵고 옛 학문과 본받아서는 지금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사기> 권43 ‘조세가’ 중 개혁군주 조 무령왕) “확신 없는 행동에는 공명이 따르지 않고, 확신 없는 사업에는 성공이 따르지 않는다. 나라를 강하게 하려면 낡은 습속을 모범으로 삼지 않으며, 백성들을 이롭게 할 수 있다면 낡은 예의범절에 얽매이지 않는다. 지혜로운 자는 법을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법에 제지당하고, 현명한 자는 예를 고치고, 평범한 자는 예에 구속당한다.”(<사기> 권68 ‘상군열전’ 중 개혁가 상앙)
죽도 밥도 아닌 개각 소식을 타국에서 접하면서 심경이 복잡하다. 환골탈태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고도 시안(서안)에서 참으로 답답한 심정으로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김영수 중국 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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