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제나라에 앞서 개혁정치를 실행하여 초강국으로 군림하던 위나라는 혜왕을 기점으로 쇠퇴기에 들어섰는데, 위왕과 혜왕이 만나 나눈 대화는 이 두 나라의 현상을 잘 반영한다.
혜왕: 대왕의 나라에는 보물이 얼마나 됩니까?
위왕: 없습니다.
혜왕: 우리는 작은 나라지만 한 치짜리 구슬로 수레 열두 대를 채울 만큼은 되는데 대국에 보물이 없다니요?
위왕: 우리 보물과 대왕의 보물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우리에게는 우리나라를 함부로 넘보지 못하게 하는 인재들이 사방에 있습니다. 이런 인재들을 어찌 열두 수레를 채우는 보물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혜왕은 부끄러워 서둘러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위왕의 아들 선왕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 인재들을 부지런히 초빙했다. 하루는 일곱명의 인재를 한꺼번에 추천받았다. 선왕이 인재들을 추천한 순우곤에게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묻자 순우곤은 이렇게 답했다.
“사람은 뜻이 같은 사람끼리 모이고, 사물은 같은 종류끼리 모이는 법입니다. (중략) 대왕께서 인재를 구하라는 것은 강물에서 물을 얻고 불더미에서 불씨를 얻으라는 것과 같습니다. 일곱 인재를 추천한 것을 어찌 많다고 하겠습니까?”
인재는 조건이 무르익으면 우후죽순처럼 나타난다. 이때는 유능한 인재가 유능한 인재를 다투어 추천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함께 살고 함께 발전해 간다’는 ‘공생동추’(共生同趨)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모양이다.
김영수 중국 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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