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는 육개장을 대구탕이라 했다. 소설가 이주홍은 “약간 변형된 대구의 육개장이 상경해서 서울의 식적에 오르면서 대구탕이라 불리었다”고 했다. 대구탕은 서울식 육개장처럼 고기를 잘게 찢어서 얹는 것이 아니고 고깃덩어리를 그대로 푹 삶아 고기의 결이 풀릴 정도로 익힌다. 파, 부추, 마늘을 많이 넣어 더 푸짐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은 그 경계가 허물어져서 확인할 길은 없다. 대구의 폭염이 개장국을 대신할 대구탕을 낳은 배경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구탕이 육개장의 모체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부산탕이나 광주탕이 따로 없는 걸 보면 대구탕의 존재가 특이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이 대구탕을 손님의 요청에 따라 국 따로 밥 따로 내게 된 것이 오늘날의 따로국밥이다. 서울 용산역 앞에서 40여년간 영업을 하다가 얼마 전에 마포로 자리를 옮긴 역전회관의 육개장은 구뜰하면서도 얼큰. 이열치열로 초여름의 더위를 물리치기엔 안성맞춤의 선택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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