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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오늘 점심] 사누키우동 |
우동은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지만 사실은 일본 말이자 일본 국수의 이름이다. 우동의 유래는 9세기에 당나라로 유학을 갔던 홍법대사 구카이(空海)가 밀과 우동의 제법을 들여와서 자신의 고향인 사누키지방을 중심으로 퍼뜨렸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동이라는 이름은 혼돈이라는 중국 만두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이성우 같은 식품학자는 “사면(絲麵)은 오동(吳同)이라는 사람이 잘 만들어 지금까지 칭찬을 한다”는 도문대작의 한 구절에서 그 실마리를 찾기도 했다.
사누키는 시코쿠지방 가가와현의 옛 이름인데 지금도 우동의 본고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일본 영화 <우동>의 내레이션처럼 1250만이 사는 도쿄에 맥도널드 점포가 500여개 있는 데 반해 인구 100만인 가가와현에는 우동집이 900개가 넘을 정도로 그곳 사람들은 우동을 사랑한다. 그곳 사람들뿐 아니라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사누키우동 기행문을 쓰고 나카소네 전 총리는 외국 순방 때 그곳의 우동을 항상 지참했을 정도로 일본인들의 사누키우동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다. 사누키우동의 참맛은 쫄깃하고 차진 면발에 있다. 쫄깃한 면발의 비결은 현지에서 나는 좋은 밀가루와 물, 천일염만으로 반죽을 만들고, 그것을 장시간 발로 밟아준 뒤 숙성시키는 데 있다. 사람의 체중으로 눌러야 기포가 없어지면서 반죽의 탄력이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타면이 아니라 족타면인 셈이다. 현지 사람들은 탱탱한 면발을 즐기기 위해 갓 뽑은 면에 간장만 뿌려서 먹기도 한다.
서울 이태원의 니시키에 가면 장인의 솜씨로 만든 본고장의 우동을 맛볼 수 있다. 차가운 면을 ‘쓰유’에 찍어 먹는 ‘자루우동’은 면의 질감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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