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7.04 21:25 수정 : 2010.07.04 21:25

우리나라 사람들의 전통적인 여름 보양식은 구탕과 삼계탕이다. 요즘 흔히 보신탕이라 부르는 구탕은 1984년, 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혐오식품으로 지정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고, 외국의 한 여배우로부터 ‘개를 먹는 것은 야만적인 습속’이라는 험구까지 듣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 이름까지 영양탕, 사철탕, 보양탕 등으로 바뀌면서 영 맥을 못 쓰더니 점점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런 와중에 구탕을 못 먹는 사람들이 먹던 삼계탕이 득세를 하기 시작했다.

삼계탕의 원래 명칭은 계삼탕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닭보다 귀한 약재인 인삼을 강조하는 삼계탕으로 외식업자들이 이름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상당히 마케팅 전략적인 시도이자 웰빙시대를 예감한 네이밍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기관지였던 <조선>에 “부자들은 거의 매일 계삼탕을 복용한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삼계탕이 원래는 구탕보다 윗길에 있던 음식인 모양이다. 하긴 옛날에 개는 흔했겠지만 인삼은 귀했을 테니 그 위상은 쉽게 짐작이 가는 일이다.

인삼 재배는 조선 중종 때 풍기군수로 있던 신재 주세붕에 의해 시작되었으므로 삼계탕의 역사는 그 이후부터라고 볼 수 있다. 요즈음 삼계탕은 외국인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 중국 배우 장쯔이는 스스로 삼계탕 마니아라고 밝힌 바 있고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소설에서 삼계탕을 최고의 요리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그러나 언론인 홍승면이 일찍이 한탄한 것처럼 요즘은 재래종 닭을 쓰는 집이 드물어서 삼계탕 맛이 옛날 같지 않다. 그래도 3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 원효로의 강원정삼계탕에 가면 유난히 살이 쫄깃한 수탉 웅추로 정성껏 끓인 삼계탕을 맛볼 수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예종석의 오늘 점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