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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오늘 점심 ] 변시만두, 편수 |
편수는 여름에 차게 먹는 특이한 만두이다. 다른 계절에는 보통 만둣국처럼 따뜻하게도 먹지만 하절기에는 쪄서 식혀 먹거나 차가운 육수에 띄워 먹기도 한다. 편수는 위에서 보면 네모이고 옆에서 보면 세모꼴인 생김새도 특별하지만 이름의 유래도 단순치가 않다. 1815년에 나온 요리서 <규합총서>는 편수를 변시만두라 하면서 “밀가루 반죽을 밀어 귀나게 썰어 소를 넣고 귀로 싸고 닭을 곤 물에 삶아 초장에 쓰라”고 하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527년의 <훈몽자회>는 혼둔을 만두라 하고 또 변시라고도 한다 했고 1796년에 나온 서유문의 청나라 기행문집 <무오연행록>에도 우리의 만두같이 생긴 변시를 먹었다는 일화가 나온다. 1719년의 <진연의궤>에는 변시와 비슷한 물만두 병시(餠匙)가 기록되어 있기도 한데 관련 연구에 의하면 중국어 변시(匾食)가 편시가 되었다가 다시 편슈, 편수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후에 나온 <임원경제지>나 <동국세시기>는 “밀가루로 세모의 모양으로 만든 만두를 변씨만두라 하는데 변씨가 처음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생겼을 것”으로 그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변씨가 누구인지는 어떤 문헌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아무튼 변시가 변씨로 변한 것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동국세시기>는 변씨만두를 시월의 시식으로 소개하고 있어 유두절 음식으로 알려진 편수와는 좀 헷갈리는 측면도 있다. 이런 복잡한 설명 외에 그 모습이 조각배가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아서 편수(片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단순한 해설도 있다.
유래야 어찌됐건 소에 채소가 많이 들어가 담박한 편수는 여름음식으로 제격이다. 서울 부암동의 자하손만두에 가면 정갈한 편수를 맛볼 수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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