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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오늘 점심] 갯벌 위의 쇠고기 ‘짱뚱어’ |
짱뚱어탕은 전라도의 보양식이다. 순천, 해남, 신안, 벌교, 강진 등 남도의 청정 갯벌에 서식하는 짱뚱어는 이름도 특이하지만 습성이나 생김새는 물론 맛과 양분까지도 별난 생선이다. 짱뚱어라는 이름은 ‘잠퉁이’에서 비롯되었는데, 물고기치고는 드물게 10월 초에서 이듬해 4월까지 긴 겨울잠을 자는 습관 때문에 얻은 명칭이다. 짱뚱어는 독특하게 등에 지느러미가 있고 유난히 큰 머리 위에 두 눈이 툭 불거져 있는 모습이 아주 우스꽝스럽다. <자산어보>는 이런 모습을 한 짱뚱어를 볼록할 철 자와 눈 목 자를 써서 철목어(凸目漁)라 기록하고 있고, 속명은 장동어(長同魚)라 하였다. 그러나 더 재미있는 것은 어류답지 않게 공기호흡을 하며 바닷가를 뛰어다니는 모습이다. 만조와 간조 사이에 드러나는 바닷가, 조간대에 서식하는 짱뚱어는 썰물 때면 가슴의 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을 잽싸게 기어다니면서 먹이사냥을 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뛰어다니는 것 같아 귀엽기까지 하다. 또한 짱뚱어는 물에서 상당한 높이로 점프도 하는데 <난호어목지>는 그런 자태를 빗대어 탄도어(彈塗魚)라 칭하기도 했다. 이런 습성 탓에 햇볕을 많이 쪼이며 자란 짱뚱어는 비린내가 나지 않아 탕을 끓이기에 그만이다. 산지 사람들은 짱뚱어를 ‘갯벌 위의 쇠고기’라 이르고 ‘짱뚱어 100마리와 당귀로 만든 진액을 세 번만 먹으면 1년 내내 몸살을 앓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강장식품 대접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의 한 연구에서 짱뚱어에 타우린과 칼륨, 게르마늄, 마그네슘 등 기능성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속설이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논현동의 삼호짱뚱이에 가면 서울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짱뚱어탕을 맛볼 수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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