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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05 18:05 수정 : 2010.09.05 21:08

뱀장어의 일생은 신비롭다. 우리가 흔히 민물장어라고 하는 뱀장어의 고향은 머나먼 바다이다. 오랜 세월 그 알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할 정도로 뱀장어의 산란과정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도 뱀이 변해 뱀장어가 된다는 민간속설을 기록하고 있고 중국 문헌 <조벽공잡록>은 아예 뱀장어는 수컷만 있고 암컷이 없다고 했다. 서양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렁이가 변해 뱀장어가 된다고 했고 어미의 피부조각에서 생겨난다거나 심지어는 딱정벌레가 뱀장어를 낳는다는 낭설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그러다 1922년 덴마크의 요하네스 슈미트 박사가 17년 동안의 집요한 추적 끝에 유럽의 뱀장어들이 알을 낳는 곳은 북대서양 버뮤다 삼각해역의 깊은 바다라는 사실을 밝혀내게 된다. 최근 일본 도쿄대학의 연구팀은 아시아의 뱀장어들이 산란하는 곳은 마리아나제도 인근 서북태평양의 심해라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뱀장어는 민물에서 5~12년을 살다가 가을이 되면 바다로 내려가 먼 길을 유영하여 도달한 깊은 곳에서 산란을 마친 뒤 죽는다. 그렇게 부화한 새끼, 렙토세팔루스(버들잎뱀장어)는 어미가 힘들게 왔던 길을 되짚어 수천 킬로미터의 여행 끝에 강 하구에 도달할 무렵 실뱀장어로 변태한 뒤 하천으로 올라가서 민물장어로 성장한다. 흔히 먹는 양식 장어는 이때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실뱀장어를 포획하여 키운 것이다.

이렇게 강인한 성정을 타고난 뱀장어를 <동의보감>은 허한 오장육부를 보하고, 원기를 회복시키는 보양식품으로 기록하고 있다. 근자에는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여성들에게도 성가가 높다.

경기도 광주의 이수동민물장어에 가면 비장의 소스로 정성껏 구운 장어를 맛볼 수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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