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9.28 18:44
수정 : 2010.09.28 18:44
가을 꽃게가 한창이다. 꽃게는 제철이 한 해에 두 번 온다. 봄에는 산란 전의 알이 꽉 찬 암게가 맛있고, 가을에는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점점 살이 차오르는 수게가 맛있다. 오죽하면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읊은 ‘가을생각’이라는 시에서 ‘꽃게의 엄지발이 참으로 유명한데 아침마다 대하는 것은 넙칫국뿐이라네’라고 신세한탄을 다 했을까. <자산어보>도 꽃게의 맛을 ‘달콤하고 좋다’고 했지만, 가을게는 7~8월의 금어기 내내 고대하다 만나니 더욱 맛있다. 그 뛰어난 맛 때문에 게는 예로부터 풍류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중국 진나라의 필탁은 일찍이 사시사철 게를 안주로 술 마시며 일생을 마치고 싶다고 했고, 고려 중기의 문신 이규보 역시 <동국이상국집>에 남긴 고율시에서 ‘게 맛이야 술에 더욱 맞음이리라’라고 노래한 바 있다. 꽃게는 탕을 해 먹어도 맛있고 통째 쪄 먹어도 일품이며 게장을 담가 먹어도 좋지만, 어떻게 요리해도 가을게의 가장 맛있는 부위는 다산의 탄식처럼 집게다리의 속살이라 할 수 있다. 그 맛은 송나라의 대문장가 소동파로 하여금 ‘두 집게다리 흰 살은 절로 밥을 더 먹게 하네’라는 시구를 남기게 했을 정도이다. 게는 몸에도 좋다. <동의보감>은 게가 ‘열기를 풀어준다’고 했고 <본초강목>은 ‘산후의 위경련과 혈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을 다스려준다’고 했다. 게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타우린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등의 성분이 고혈압·간장병 등 각종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는 것은 서양의학에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게는 신선해야 제맛이 난다. 제대로 먹자면 산지에 가야겠지만 안면도의 사랑수산에 연락하면 싱싱한 꽃게를 택배로 부쳐도 준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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