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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4 20:45 수정 : 2010.11.15 09:29

일본 소설가 모토야마 데키슈는 메이지유신을 요리혁명이라고 했다. 메이지 천황이 무려 1200년 동안 금지되어온 육식을 해금하면서 서양 음식들이 물밀듯이 일본으로 몰려왔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고급 서양요리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대신 밥과 잘 어울리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식을 개발해냈다. 그것이 오늘날 ‘양식’으로 분류되는 일본 음식 돈가스, 고로케, 카레라이스, 오므라이스 등이다.

한국이나 중국에는 뿌리를 내리지 못한 양식이 일본에만 자리잡은 배경에 대해 식문화연구가 이시게 나오미치는 <식사의 문명론>에서 “일본의 요리기술이 가지고 있는 문제 때문에 양식과 더불어 중국요리가 일본의 식생활에 도입됐다”고 했다. 육류와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일본 음식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양식과 중화요리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돈가스의 탄생>을 저술한 오카다 데쓰는 “일본이 음식에 대한 주체성이 없기 때문에 전세계의 음식을 흡수하고 동화해서 향유하는 기술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의 양식 중에서도 독특한 모양과 역사를 가진 음식이 오므라이스이다. 오므라이스는 서양식 달걀요리인 오믈렛과 밥을 합쳐놓은 음식이다. 그 기원은 1925년 오사카에 있는 양식당 홋쿄쿠세이(북극성)의 주인이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단골손님에게 볶음밥을 부드러운 오믈렛으로 싸서 대접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메이지 시대에 문을 연 도쿄의 원조 양식집 렌가테이(煉瓦亭)가 발상지라는 주장도 한다. 두 식당은 지금까지 대를 이어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에는 추천할 만한 오므라이스 전문점이 없는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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