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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11 20:27 수정 : 2011.01.11 20:27

따지고 보면 돈가스는 정치의 산물이다. 일본을 근대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체형을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메이지 천황은 1872년, 무려 1200년 동안 국법으로 지켜온 육식금지령을 해금한다. 육식해금에 반대하는 쪽의 자객들이 궁에 난입하고 격렬한 비판론이 빗발치는 가운데도 그는 모범을 보이기 위해 궁중의 정찬에 프랑스요리를 도입하고, 신하들과 함께 우에노공원의 양식당 세이요켄에 친히 나가 고기를 먹는 시범을 보이는 등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런 과정에서 육식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 개발된 음식이 돈가스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돈가스는 서양의 포크커틀릿이나 비엔나 슈니첼 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본에서도 처음에는 커틀릿의 일본식 발음인 ‘가쓰레쓰’라고 불렀다. 1895년에 일본 최초로 포크가쓰레쓰를 팔기 시작한 도쿄의 렌가테이는 지금도 같은 이름으로 그 메뉴를 내고 있다. 초창기의 가쓰레쓰는 지금의 두툼한 돈가스와는 달리 얇은 돼지고기를 소량의 기름으로 지진 것이었는데 비엔나 슈니첼에 가까운 모양이었다. 그러다 1929년에 우에노 폰치켄의 요리사 시마다 신지로가 두꺼운 돼지고기를 기름에 튀겨내는 오늘날의 돈가스를 만들고 돼지고기를 뜻하는 돈(豚)과 가쓰레쓰의 가쓰를 따서 그렇게 명명했다고 한다. <돈가스의 탄생>의 저자 오카다 데쓰는 돈가스라는 이름이 포크커틀릿에서 포크가쓰레쓰, 돼지고기가쓰레쓰, 돈가쓰레쓰를 거쳐 정착한 것이라 추리하고 있다.

이제는 어엿한 일본 대표음식으로 자리잡은 돈가스는 위정자의 백성에 대한 애정이 스며 있는 찬선이다.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의 안즈는 일본에서 조리법을 들여온 고급 돈가스 전문점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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